상사는 싫지만 적응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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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10만큼 열심히 한다고 무조건 10만큼 평가받기는 힘들었다.
나의 좋은 의도가 다른 누구에게는 나쁘게 들릴 수도 있었으며, 나의 최선이 남에게는 최악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직장 생활, 사회생활이 힘든 거였다.
그걸 견디는 값이 월급이라고 민지는 생각했다.
그날도 그랬다.
민지는 새로 온 부서장에게 육아 휴직에 들어 간 고 팀장을 대신해 업무 보고를 해야 했다. 그래서 민지는 소비자 분석팀의 주요 업무부터 그간의 성과들, 그리고 올 하반기 추진되어야 할 사업들과 작게는 팀 구성원들의 담당 업무를 아주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작성해나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아하!' 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적었다. 어려운 업계 용어나 약어에는 각주까지 달아 넣었다. 민지가 야근까지 하면서 보고서에 정성을 쏟은 이유는 분명했다.
잘 보이고 싶었다.
팀장이 아닌 부서장급에게 직보(직접 보고)하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김 부서장은 일명 '실세'였다. 그렇다면 그와 대면할 기회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라인을 타는', '동아줄을 잡는' 기회일 수 있었다.
실세들은 아주 은밀히 영향력을 행사한다.
김 부서장은 공무원 출신이었다. 지금의 로즐린과 같은 코스메틱 화장품 분야가 처음인 셈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그가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대표의 선택이었단다. 식약처에서만 20년을 근무한 그였다. 최근 매출 감소에 결정타를 가져온 핸드워시 알레르기 성분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를 직원들에게 소개한 날, 대표의 자신 있는 말투가 민지는 굉장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더 꼭 부서장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그에게 닿으면 대표에게도 닿을 것 같았다.
민지는 화장품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그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고 싶어졌다.
"저희 소비자분석팀은 주로 각종 게시판 및 리뷰뿐만 아니라 ARS와 FGI 등 소비자 분석을 통해 우리 제품에 대한..."
민지는 꽤 두꺼운 보고서를 보고 읽으며, 간간이 부서장과 아이컨택을 유도하며 리액션을 이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부서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루해서 못 참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그 바람에 씩씩하게 시작했던 민지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5분 여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부서장의 입에서 아주 커다란 한숨이 삐져나왔다. 동시에 민지의 등에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때 부서장이 어렵게 입을 뗐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네?"
민지는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비서실에서 전달받은 대로 당당하게 외쳤다.
"부서별로 업무 현황을 작성해 보고하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그러니까 소비.. 뭐지? 소비자분석팀, 그래 팀의 현재 이슈가 뭐예요?"
"이슈요......."
"한 문장으로 정리해봐요. 그러니까 지금 무슨 일을 하냐고요?"
"그러니까..."
민지는 생각했다. 매일매일 업데이트해야 하는 업무, 현재 진행 중인 업무, 한 달 내 실행해야 하는 업무, 1년 내 결정해야 하는 업무 등등이 있는데 그중 무엇을 보고해야 하는 걸까.
"그러니까 저흰 지금..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제가 지금..."
그러자 김 부서장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는 듯 보였다. 민지는 그만 울고 싶어졌다.
의사소통은 대인관계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특히 조직에서의 의사소통은 효과적인 업무 처리뿐 아니라 좀 더 유연하고 편안한 인간관계 설정을 위해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매일 의사소통을 하며 지내고 있지만 자신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의사소통방식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느낌을 주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특히 상하의 권력관계가 지배적인 회사 특성상 서열이 높은 사람의 방식은 불편하거나 불합리하더라도 마치 정답인 것처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억울하게 느껴도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억울하면 출세하라!
직장은 내가 맞춰나가는 곳이지 내가 바꿔나가는 곳이 아니다. 바꾸고 싶다면 권력을 갖거나 권력을 가진 자를 가까이 두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에 다다르려면? 그 역시 나의 방식을 남(권력자)의 방식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권력자가 어떤 소통방식을 선호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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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구분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대중화된 MBTI를 기준으로 나열해보고자 한다.
출처: shutterstock
사람을 어떻게 16가지로 구분을 짓냐고?
MBTI는 사람을 규정짓거나 구분하는 방식이 아니다.
수 백, 수 천 가지의 방식 중 가장 선호하는 방식을 골라내고 추려내는 것이다.
그래서 상사의 스타일을 분석하는데 MBTI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랄 맞고, 깐깐하고, 업 앤 다운이 심하지만 속정은 있는 상사도 있고
천사 같고, 화도 안 내고, 유순하지만 너무나 무능력한 상사도 있는 곳이 회사고 조직이다.
그런 그들마다 퍼스널리티에 맞는 보고 방식이란 게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은 말만 해서는 안 되는 게 업무다. 똑같은 내용도 상사의 스타일에 맞게 보고서를 작성하고 의사소통을 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사람 잘 없다. 출처: 이포커스
상사의 스타일을 크게 8가지로 구분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의사소통 방식을 나열했다.
1. 외향적(E)인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내가 당신의 말을 꽤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한다.
예시) 고개를 크게 끄덕이기, 아이 컨택하기, 열심히 필기하기
∙ 피드백과 함께 의견을 즉시 제공해야 한다.
예시) "네. 부서장님의 말씀을 요약하자면 ~~~인 걸로 이해했는데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적극 반영해 실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기꺼이 다루고 직면하라
예시) 혹시 저희 부서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끼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 주십시오.
2. 내향적(I)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외향적 상사와 마찬가지로 당신의 말을 꽤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한다.
∙ 말하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 생각 없이 뱉은 말에 상처받는 것이 이들이다.
∙ 사생활을 존중하고 비밀을 존중해야 한다.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궁금해도 참아라.
∙ 상사가 생각하는 중이라면 기다려드려라. 그(녀)는 지금 말을 고르는 중이다.
3. 감각형(S)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비유, 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인 현실, 세부사항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새로운 아이디어는 뜬구름 잡지 말고, 최근의 현실과 연관시켜 설명해야 한다.
4. 직관형(N)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세부 사항보다는 우선, 큰 밑그림을 제시해야 한다.
∙ 결재받아야 할 사업이 있다면 현재보다는 미래를,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을 얘기하고 설득해야 한다.
5. 사고형(T)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빈틈없이 논리를 준비하라
∙ 인과관계와 찬반양론을 제시하라
∙ 만약 상사가 비판적인 피드백을 한다면 절대 그것을 사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상사는 비판을 하는 것이지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다.
6. 감정형(F)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상사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할 것이다.
∙ 상사의 의견을 들을 때 미흡하더라도, 틀렸더라도 절대 비판하거나 평가해서는 안된다.
∙ 편하고 친근하게 대하며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도전적인 것을 제시해야 한다면 관계 형성이 먼저다.
.이들은 경쟁을 원치 않는다, 윈윈 상황을 만들려 노력하라.
7. 판단형(J)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상사가 결정해야 할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시간 계획과 마감 시간까지 정해서 보고해야 한다.
∙ 이미 설정된 계획에 대해 갑작스러운 변화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8. 인식형(P) 상사와 의사소통할 때
∙ 결정하기 전에 상사가 전반적인 상황을 정리하고 공부할 시간을 주라.
∙ 상사에게 최선의 안을 미리 제시하기보다는 상사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시간에, 추구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여유를 주고 기다리라.
∙ 예기치 않은 의사소통을 하려 한다면 거부 말고, 열린 태도로 받아들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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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서장의 반응으로 볼 때, 그는 성격 급한 감각형이자 사고형(ST형)이다.
민지는 그에게 무조건 두괄식 보고를 해야 했다.
또한 추상적이고 모호한 아이디어보다는 원인과 결과 등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현실을 짧고 간략하게 말했어야 했다.
만약, 김 부서장이 NF형이거나 SF형이었다면 민지의 보고 방식을 나쁘게 받아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세세하고 관계지향적이며 듣는 것을 선호하는 상사였다면 오히려 민지에게 마음을 열고 고마워할 수도 있었다.
민지는 그래서 오늘도
맥주 캔을 땄다. 직장 생활은 가면 갈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