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뭐하는 사람일까?

직장에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 이유

직장 4년 차였던 작년 초, 회사 상활을 뒤돌아 보며 '나는 누구지?' '나는 뭐 하는 사람이지?' '이게 내 길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습니다. 직장생활을 통해 스스로 어떤 발전을 할 수 있는지,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모습인지 고민이 생긴 것이죠.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화학 제조업 공장의 설비보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설비를 고치진 않고, 주로 협력 업체 분들께 작업 요청을 합니다. 작업 요청을 하기 위해선 팀 내 각 Part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Part별 취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협력업체 분들께 작업 요청을 하는 것이죠. 저의 업무 정체성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Manager일까, Engineer 일까?


나는 사람을 관리하는 Manager 일까? 기술에 해박한 Engineer 일까?

첫째로, Manager라면 제 자리는 누구나/언제든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대기업을 다니고 있고, 자소서/인적성 시험/실무면접/토론면접/임원면접의 검증 과정을 거쳐서 선발되었기에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회사 입장에서 대체인력을 배치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또한, Managing이라는 것은 숙달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경험이 쌓이면 대부분 할 수 있습니다. 숙달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인간관계'를 제외하고는 제 인생에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것을 배우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력이 쌓임에 따라 업무처리가 능숙해 지기는 했지만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죠. 제가 하는 일이 Managing이라면, 저는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고, 회사 명함을 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인간이라는(그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둘째로, Engineer는 될 자신이 없었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기계를 다루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깊게 파고들 의지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없는데 발전이 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결국 Manager는 장래성이 없다고 생각했고, Engineer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지 못했고, 퇴사 고민까지 하게 된 것이죠. 직장 생활은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을 주지 못했기에 스스로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계속된 고민에 퇴사까지 생각하게 되었고, 당장이라도 사표를 써야만 할 것 같았죠.


그렇다면 퇴사 후 무엇을(What) 할 것인가?


그렇다면 퇴사 후 무엇을 할까? 예전부터 생각했던 Taco와 맥주를 파는 Mexican Pub을 해볼까? 30대 초반, 내 인생에 무엇을 하려면 지금 밖에 없는 것 아닐까? 의미도 없는 직장생활 빨리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 다음 주에 퇴사 얘기를 할까? 거의 한 달 동안 혼자서 많은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Mexico 교환학생 때 먹어본 그 Taco 맛을 재현할 수 있다면 대박이 날 것만 같았죠.


바로 직장을 그만두고 멕시코로 날아가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와이프에겐 다음 달 퇴사, 연말 퇴사, 내년 퇴사 Case 별로 짜 놓은 계획을 말했습니다. 퇴사 얘기를 꺼냈을 때 회사 사람들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준비해 놓았습니다. 몸은 회사이나 제 영혼은 이미 멕시코에 가 있었죠.

나는 누구인가? 의 질문은 나는 무엇을(What)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낳았습니다. 무엇을(What)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저를 슈퍼맨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제가 가는 길은 꽃길일 것이고, 어떠한 난관이 닥쳐와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어떻게(How)를 생각하기 전까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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