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가능하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전까지는
무엇을(What) 할 것인가?
대학생 때 멕시코 교환학생을 다녀왔었습니다. 타코를 정말 좋아해서 매일 먹다시피 했었고 특히나 멕시코시티의 외곽에 있던 어느 식당에서 먹은 타코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마을 맛집이었습니다. 머무르던 일주일간 매일 가서 먹었었죠. 그 후 어디에서도 그 맛을 다시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가서 레시피를 배우고 재현할 수 있다면 '대박'이 날거라 생각했죠.
우리나라 타코왕이 되겠어!! 저는 타코왕 이라는 포부를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고,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줬습니다. 그러던 중 평소 조언을 많이 해주던 형을 만났습니다. 형은 '네가 생각하는 지역에 가게 권리금은 얼마야?' 하고 물었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까지 권리금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던 거죠.
당시 타코왕이라는 꿈을 이루고자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임대료 또한 조사 항목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알고 있는 부동산 지식은 '임대료가 얼마인가?'생각하는 것이 전부였다는 것이 문제였죠. 제가 하는 검토는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으로,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만 알아보고 있었던 거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어떻게 할 것인가(How)?'에 대한 검토는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현실 1. 자금
처음 비용 검토를 했을 때, 3룸에서 살며 가게를 1년 동안 유지가 가능하다는 계산을 했습니다. 직장 생활하며 모은 돈, 지금 사는 집의 전세금, 결혼 축의금, 비상금, 퇴직금 등 합산 결과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권리금이 문제라면 3룸을 원룸으로 바꾼다면 '가능'은 했습니다.
제가 검토한 방법은 소위 말하는 올인이었고 당시 자금으로는 더 좁은 집에서, 영위하는 생활에 비해 상당한 제약을 받으며, 최소 1년을 넘게 버텨야 하는 것이 뻔했습니다. 매일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할 것이고, 이 영향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와이프, 가족)까지 미칠 것이 당연했습니다. 삶이 더 나아지고자 하려는 것인데 나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까지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더 컸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선순환이 될 리 없었습니다. 오직 자신의 꿈만을 좇기 위해선 가능할 돈일지라도, 함께 손잡고 나아가기엔 부족했습니다.
현실 2. 가족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저를 많이 응원해 주셨습니다. 이번엔 쉽게 설득하기 힘들 거라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부정적인 입장이셨습니다.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냐며 많이 걱정하셨었죠. 실패 사례를 많이 말씀해 주셨고, 자영업의 현실을 냉정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시 부모님 의견을 요약하자면
1. 작게 시작한 가게에서 크게 잘 벌기는 쉽지 않다. 적은 수입은 현실이다.
2. 타코 가게가 적다는 것은 희소성 있는 것일 수 있지만, 그만큼 대중성이 없다는 것일 수도 있다.
3. 동업은 안된다. 하려면 혼자 해야 한다.
3번은 아직까지도 동의하기 힘들지만 1,2번은 상당히 공감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도 준비하시는 게 있었고 결과가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저까지 수입이 없으면 가족 전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결론은 '지금 퇴사는 좋지 않다'였습니다.
현실 3. 자기 확신 결여 (무경험)
이러나저러나 결국 당장 퇴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확신 결여였습니다. 스스로 확신 있다면 상황이 어떻든 바로 시작했을 겁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분야의 경험은 전무했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지금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그 분야의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꿈을 위해서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 인내는 발전하고자 하는 노력을 위해 써야지, 불행한 상황을 버티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스스로 확신을 가지기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저는 무엇을(타코왕) 어떻게(퇴사를 최대한 늦추고 직장을 다니며) 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