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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꿍꿍이 많은 직장인 Mar 23. 2019

#1 '업'으로의 '삶'과 '삶'으로의 '업'

선택은 스스로~!

  지난주, 함께 일하는 동료를 집에 태워주는 길에 회사 생활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는 현장직 근무자인데 팀 내에서 참 인정을 많이 받고 있고, 회사 생활에 있어 배울 점이 많다. 친구는 차 안에서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 이렇게 했어야 했다 등 많은 얘기를 해줬다. 나는 그 친구가 하는 말 대부분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친구가 그렇게 말 하는게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네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 또한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날, 내가 겪은 에피소드가 하나로 계속 얘기를 했다. '18년 5월 중순, 공무원 시험을 앞둔 와이프가 시험을 앞둔 시점에 과장님께 연락이 왔다. 당시 와이프 시험은 토요일이었고 전화가 온 날은 목요일이었다.


" 김대리, 지금 너희 집 옆에 ** 닭갈비인데 잠깐 올 수 있어?"

" 아... 과장님, 와이프가 모레 시험이어서... 죄송합니다."


나는 와이프 시험이 모레여서 술 마시면 신경 쓰일 것 같아 가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과장님께서 오래간만에 연락을 하신 거라 좀 미안한 마음에 몇 분 뒤 다시 연락을 했다.


" 과장님, 괜찮으시다면 다음 주에 과장님 시간 괜찮은 날에 저녁식사 한 끼 괜찮으신가요?"

" 아~ 다음 주에 약속이 다 있어서. 미안."


명확한 이유를 설명드리며 정중히 거절 했었고, 다시 제안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이 참 치졸하기 그지없었다.


이 상황서 그 친구는 '무조건 갔어야 했다'라는 입장이었다. 반면에 나는 '팀장님이 불렀어도 안 나갔을 거다'라는 입장이었다. 그 친구는 회사생활을 하는데 위에 상사가 부르면 그 정도 성의는 보여야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냐는 주장이었고, 나는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와이프 시험이 코 앞인데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사실 이건 누구 말이 맞고 틀렸다는 것의 개념이 아니다. 각자의 입장과 생각이 다를 뿐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던 것에 대해 그 주 주말까지 혼자 생각을 많이 해봤다. 그리곤 나름의 결론이 생겼는데, 바로 '업'으로의 삶을 사는 사람과 '삶'으로의 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 친구는 지금 '업'으로의 삶을 살고 있고, 나는 내 '삶'으로의 업을 가지고자 한다는 것이다.


'업'으로의 삶은 자존의 중심을 업에 둔다는 얘기다. 이건 삶의 방향과 행동 방법에 어느 정도 답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상사에 대한 복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삶 으로의 업'을 가지고자 하는 것은 삶의 방향과 행동에 대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위에 예를 들었던 과장님과의 일화는 당시 '나의 삶(가족)'에 방해가 될 일이었기에 거절을 한 것이다. 또한,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업이 과연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부합하는 것인지 계속 고민 중이다. 지금 업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직장'으로 다니고 있는 것이고,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그리고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


업의로의 삶과 삶으로의 업,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모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고 나아가고 있기에 감히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다. 다만 나는 어떤 방향을 선택하던지 자존의 중심이 자신의 삶에 들어가 있는 것이 조금 더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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