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24시간이고, 우리의 수명을 80살로 한다면 20살은 이제 새벽 6시일 뿐이니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기이니 포기하지 말아라.'라고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쓰신 글이라 생각한다.
사실 난 이 글을 처음 봤을 때 정말이지 와 닿지가 않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게 맞는 말인가... 싶었기 때문인데 가장 큰 이유는 2가지였다. (교수님의 좋은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당시 들었던 생각을 솔직히 적어본다)
1. 우리가 하루의 시작을 밤 12시에 시작 하나??
2. 수면시간은 포함 안 하는가??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어차피 인생의 1/3은 자는 시간이라고 치고, 잠은 11시에 자서 7시까지 다 잤다고 가정해 보자. 남은 시간은 16시간, 당신의 수명을 80살이라고 하고 단순 계산으로 나누면 1시간당 5살이 된다. 이제 이 기준을 하루에 대입해서 짧은 일기를 한 편 써보자.
* 20년 3월 19일
<아침 7시(1살) 잠을 깼다. 더 누워있고 싶은데... 어머니께서 깨우는 바람에 일어나야만 했다. 그렇게 멍 ~ 하게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었다. 아침 식사를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8시가(5살) 되었다. 친구에게 카톡을 해보니 친구 녀석도 깨어 있었다. 그 녀석도 어머니 때문에 마지못해 깼다고 한다. 그렇게 친구와 카톡을 하고, 폰을 만지다 보니 어느덧 9시가(10살) 되었다.
친구 녀석은 이제 공부하러 간다고 한다. 아침 9시부터 무슨 공부를 하는지... 참 오버한다 싶다. 알겠다고 하고 나는 TV를 봤다. 재밌게 보다 보니 어느덧 10시가(15살)이 되었다. 아... 공부 좀 하긴 해야 하는데... TV가 너무 재밌다. 마침 어머니도 공부하라고 잔소리하신다. 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괜히 하기 싫다. 버티고 그냥 TV를 계속 봤다. 어느덧 11시가(20살) 되었다.
11시... 아... 이제는 뭔가 애매하다. 공부를 하려니 어차피 한 시간 뒤엔 밥을 먹어야 하는데... 애매하게 한 시간 남짓 공부를 하느니 그냥 계속 TV를 보고 점심 먹고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한다. 12시(25살)까지 TV를 보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12시 30분쯤??(27.5살), 누군가에게 연락이 왔다. 뜬금없이
'당신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서... 혹시 아침 시간에 무엇을 하면서 지내셨나요?라고 묻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솔직하게
'계속 TV 봤는데요??' 하고 대답을 했다. 그러니 그 사람은
'아 그러시군요.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끊었다.
난 '이 사람 대체 뭐야' 하고 밥을 계속 먹었고, 먹고 나니 오후 1시가(30살) 되었다.
친구 녀석은 누군가가 같이 일하자고 해서 점심식사 후 바로 집을 나서는 중이라고 한다. 나도 공부를 하던지, 일을 하던지 무언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아침 내도록 TV를 봐서 그런지 머리가 좀 어지럽다. 역시나 공부를 한다는 건 참 쉽지가 않다 >
일기의 뒷 이야기는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 어찌 됐건, 이런 내용이 좀 더 현실적이지 않는가?? 물론 어느 정도의 과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일기에서 공부라고 하는 것은 순수한 교과목 공부를 얘기할 수도 있고, 다른 관심분야일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삶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이다.
오후 7시(60살) 이후부터가 저녁시간 및 휴식시간이라 가정하면, 아침시간의 삶의 태도는 우리의 하루를(인생을) 50% 이상 결정짓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오후부터는(30살 이후부터는) 이미 서로가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삶의 태도는 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계속 그렇게 살아가게 된다.
당신이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치자. 기분이 어떤가??
다시 한번 읽어 보자.
기분이 어떤가??
이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거나 씁쓸하다면, 아마도 당신은 자신의 인생이 불만족스러울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위의 말이 그렇게 거슬리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렇네??,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넘어갈 것이다. 반면 삶이 불만족스러운 사람에게는 굉장히 자극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대기업은 채용 시 당신이 삶에 임해온 태도를 본다. 그래서 학벌을 보고, 학점을 보고, 어학점수를 보고, 활동 내용을 본다. 굳이 교과목 공부만을 잘할 필요도 없다. 학점이 낮고, 어학점수도 낮지만 자기 관심분야에 대한 특기로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봤다.
단순 예시를 위해 대기업 입사를 예로 들었지만 이건 어디에나 적용된다. 당신과 함께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은 당신이 살아온 삶의 태도를 보고 당신을 판단한다. 30년을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왔고, 스스로의 삶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눈빛이 다르다. 30살 이후부터는 눈빛이 살아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어느 정도 구분이 되고, 그 차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명확하게 난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삶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의 차이이다
인생의 오전/오후를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살았다면 아마도 저녁시간이 풍족할 것이다. 내 집에서 가족과 함께 따뜻한 밥을 먹고, 식사 후에는 간식을 먹고, 취미생활을 하다가 자러 가면 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혼자 햇반에 김 한 장 해서 먹어야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저녁밥은 커녕 노숙 안 하면 다행일 수도 있다.
아침시간(30살) 오후 시간(60살)까지의 삶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과장을 보태자면 인생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저녁시간으로 갈수록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뒤돌아 보면 나는 삶의 아침시간을 모두 놀면서 보내지도, 무언가에 몰두하고 보내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어서 밥벌이는 하고 살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리고 현재 시각 오후 1시 48분... 좀 더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어렸을 때부터 정말 힘든 환경에서 자라왔고 그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힘든 삶을 살아가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그분에게는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명확한 이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이분법적인 글을 썼으며, 위의 글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