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해봐야 청춘이다 3

나의 30대, 어떻게 살 것인가.

30대는 20대와는 또 다른 삶이 펼쳐졌다.


20대엔, 하지 못하는 것에 미련을 버리고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30대가 되어 회사를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20대엔 가능했던 삶의 단순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하지 못하지만 해야만 하는 것도 꽤나 있으며, 불합리함은 무시할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사회생활, 결혼, 육아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인생의 책임은 많아지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줄어든다. 또한, 그 책임은 자의로 가지는 것 보다 타의로 짊어지게 되는 일이 더 많아진다. 짊어지고 싶어서 짊어진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자의적이지 않더라도 오롯이 감내해야 할 내 인생의 몫이 생기는 것이다.


30대에 하고자 하는 무언가는 그런 삶의 몫을 짊어지며 해야 하는 어떤 것들이다.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선 나의 시간을 쪼개고 잘라야 한다. 물론 그 시간 안에서 벌어지는 각종 돌발상황들 쯤은(야근, 회식, 긴급상황, 경조사 등)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30대에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30대 초반에 내가 배운 가치 : 받아들임


30대 초반에는 이러한 내 인생의 몫과 환경의 불합리함을 받아들이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우울증도 겪고, 마음이 우울해지면 몸이 급속도로 늙어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래서 퇴사를 꿈꾸었으며, 현실이 너무 힘들지라도 그 퇴사라는 것을 쉽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표면적으로 나의 삶은 30대 초반과 바뀐 것이 없다. 3~4년 전과 다름없이 나는 지금도 퇴사를 꿈꾸고 있는 직장 내 대리일 뿐이다.


다만 그 일련의 받아들임 과정에서 내적 성장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큰 틀에서 바뀐 것은 없지만 좀 더 냉철하게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감정보다는 좀 더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배운 가치는 '받아들이기 힘들 뿐 받아들이면 그뿐'이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현상을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끝까지 받아들일 수 없는 어떤 것들은 그 환경을 계속 저주하고 분노하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 동안 그 불합리함과 타협하고 어떻게 그 환경을 벗어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편이 나았다. 이렇듯 삶에서 발생하는 어떤 현상에 대해 받아들이는 태도만 바뀌어도 삶의 행복지수는 꽤 크게 올라간다.


불합리함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면 차라리 현실과 타협하고 그 이후의 일을 이성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좀 더 좋더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크게 보자면 20대에도 받아들임의 연속이었다. 다만 20대에는 받아들이는 대상이 자기 자신이었다면, 30대에는 자신보다는 처해있는 환경에 대한 받아들임이라는 점에서 좀 더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아마도 인생은 받아들임의 연속인가 싶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태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태도로 평생을 살아갈 테니 말이다.


30대에 내가 실천할 삶의 태도 : 의식적인 노력


늦었다고 생각될 때는 늦었을 때가 대부분이고, 뒤늦게 삶의 반전을 꿈꿔보지만 30대에서 조차 삶의 반전이라는 것은 일어나기가 어렵다. 삶을 살아갈수록 힐링 따위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삶의 몫은 내 생각보다 빠르게 또 더 크게 다가온다. 이런 절망적인 생각이 반복되면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번 생은 망했나?? 다시 태어나야 하는 건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받아들이면 그뿐이니 받아들이고, 의식적인 노력을 하자'이다.


굉장히 반전 없고, 재미도 없고, 꼰대스러운 말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반전도 없고 힐링도 없는 삶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의식적 노력'밖에는 없는 것 같다.


이미 나는 최선을 다해 살지는 못했다. 아니 사실 매 순간 최선을 다 해 살았다고 한들 인생이 엄청나게 바뀌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지금의 삶이 최선인지 아닌지 나는 모르겠다. 사실 이제 와서 그런 걸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크게 의미는 없는 듯하다. 다만, 중요한 건 30대 이후에는 '의식적 노력' 없이는 내 삶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는 것이다.


나는 삶의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해 '의식적 노력'을 할 예정이고, 이 매거진의 글은 그 고찰 과정과 실천방안.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글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그 글들은 나만의 생각과 나만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그 한계가 명확하다. 나름은 열심히 고찰했을 지라도 그 결과물이 좁고, 얕으며, 편협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근거가 꽤나 빈약할 수 있는 결과물들을 굳이 글로 쓰려는 이유는 스스로 그 한계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나의 의견을 먼저 표출함으로써 그 의견에 대한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진 생각과 정보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진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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