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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문철 Jun 07. 2020

철학에의 기여라는데 내 인생에도...기여 좀...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에의 기여"

하이데거, 철학에의 기여 


이 책은 정말 두껍다. 그리고 이 책을 산 게 2017년도 알라딘을 우연히 들렸다가 2만원에 파는 것을 보고 잽싸게 샀었다. 그리고 조금씩 읽다가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완독을 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는 수많은 일이 있었다. 2017년도에는 이 책을 읽기는 것 자체를 시도할 수 없었고, 2018년도에 처음으로 존재와 시간을 읽고 2019년도에 와서야 연세대에서 하이데서 수업을 듣고 책을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올 정도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하이데거는 철학에의 기여에서 자신의 저서인 존재와 시간을 어느 정도 비판하고 있다. 그것은 시간의 관점에서 존재물음을 물으려고 했던 현상학적인 노력들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을 말한다. 베르그송에 의해 시간은 직관적인 것으로, 끊임없이 흐르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그러한 관점에서 존재물음을 묻는다는 것은 결국 열린 의미로서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말이다. 


그 말은 결국 존재론의 입각했을 때 큰 한계점을 나타낸다. 존재물음을 이끌어 낼 수 없는 존재론이라니 이것은 하이데거 자신이 원하는 결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철학에의 기여는 그 노력을 새로 정립하고자 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묻는 작업을 거친다. 뭐 흔히 말하기를 삶의 낙이나, 삶의 의미나 이러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쉽게 말한다는 지점에서 "생각 좀 하고 살아"라는 말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숙고한다느 점에서 말이다. 


철학은 존재에 대한 숙고로 필연적으로 자기-숙고이다.
-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에의 기여" 중에서 - p.87


이런 지점에서 말한다면 철학은 인간 누구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일성과 차이라는 하이데거의 저성에서는 이것을 철학함과 철학을 구분하고 있다. 철학함은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필연적인 자기 숙고를 의미하고 철학은 학문으로서 철학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 지점에서 철학을 안다는 것은 지식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하지만 철학하는 삶을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해본다. 


존재의 존재물음은 자신의 "생생한 고유함"을 근거로 한다. 그렇다면 생생한 고유화는 뭔 말이냐. 하이데거는 생생한 고유화가 존재를 근거 짓는 나타남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 현존재라는 점에서 존재와 시간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한 그 세계 내 존재로서 현존재의 근거를 바로 생생한 고유화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은 존재와 시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자신의 비판점을 다시 회복하고자 도입한 것인 아닐까 한번 생각해본다. 


존재는 현을 근거지음의 생생한 고유화로 현셩한다. 즉 축약해서 말하자면, 존재는 생생한 고유화로 현성한다. 
-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에의 기여" 중에서 - p.355


이러한 생생한 고유화로 인하여 근거지어지는 현존재에서의 현이 드러나게 된다. 그것은 진리의 현상이 우리에게 생생하게 그리고 고유화된다는 점을 말한다. 이 부분은 우리에게 드러나는 존재의 다가옴으로 설명하는 '무'의 의미 속에서 그것을 규정할 수 있는 현존재의 '생'에 대한 살아 있음이 드러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이데거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우리의 근본기분으로 요망한다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 삶의 생생함이 우리는 근본기분으로 인도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근본기분은 근본적으로 '무'의 도래, 즉 불안함이라 말할 수 있다.


하이데거가 시도하고 있는 존재물음에서 근거지어지는 생생한 고유화는 현존재가 형이상학으로부터 존재역사적 사유에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존재와 시간이라는 저서와 철학에의 기여라는 저서의 차이점은 바로 존재역사적 사유에 있다. 


존재가 존재자에게로 생생하게 고유화된 현존재에 대해 맺는 전회적 의도는 바로 존재역사의 관점을 포함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철학사를 공부하면 실존주의의 비판으로서 나타나는 주된 논의는 바로 역사성의 상실이다. 그러나 하이데거도 또한 내가 좋아하는 야스퍼스도 존재를 역사의 관점에서 말하고자 하는 노력이 나타난다.


존재의 현성은 생생한 고유화로 사유되고, 또한 생생한 고유화의 시간적 구조로서의 존재시간성은 존재와 인간이 근본적으로 관련 맺고 있는 탈근거적인 사고로서 그것을 토대로 사유된다. 그니까 쉽게 말하자면 하이데거의 사유에 대한 전회로서 언어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존재의 생생한 고유화의 경우에는 앞서 말했던 근본기분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것이 근본낱말이라는 말을 중심으로 언어놀이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 그 유명한 시에 대한 언급, 예술에 대한 언어적 관점의 내용이 들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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