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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문철 May 30. 2021

재미있는 '이진역'씨

힐러리 퍼트넘, 이성 진리 역사

본 리뷰는 '내용 없음'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힐러리 퍼트넘, 이성ㆍ진리ㆍ역사     

교수님이 보라고 추천한 책, ‘이성ㆍ진리ㆍ역사’를 보았다. 

사실 논리학이나 언어학은 내가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쪽은 아니라서 읽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왜냐하면 특히나 논리학이 제대로 보면 진짜 재밌지만 기호논리학은 눈이 아플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힐러리 퍼트넘은 오늘날 현대 영미 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철학자라고 한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 책이 어느정도 논리적 의미를 말하고 있다는 것은 그 내용이 수학, 과학, 철학, 언어학, 물리학 등등 방대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는 것이다. 


퍼트넘은 책의 도입부에서 자신이 이 책을 지은 이유이자 철학적 문제의 가장 큰 지점을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인간 사유의 이분법적 본능이다. 


이걸 본능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왜냐하면 우리는 무엇을 판단할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형식을 가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칸트가 말했던 것처럼 선험적인 것의 실재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상상해본다. 


근데 실제로 퍼트넘도 사회 구성원들이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 효율적이냐 비효율적이냐와 같이 ‘합리성’을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가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합리성과 연관된 문제는 언제나 ‘이데올로기’의 대립적, 이분법적 사고와 연관된다. 


합리성으로 포장된 이분법적 사고, 또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는 진정으로 철학적 문제에 대한 토의와 대화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지점을 정치적인 내용으로 해석하자면 결국 자신의 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정작 문제에 대한 논의는 뒤로 밀려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퍼트넘은 철학적 사고의 경직화를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운 합리론을 내놓고자 한다. 


여기서 퍼트넘이 다른 철학자가 아니라 오히려 논리학자라는 모습이 나온다. 예전 비판이론가도 잘못 사용되고 오해된 이성을 비판했던 것과 동시에 다시금 올바른 이성적 사고를 통해서 나아가자 했던 것처럼 퍼트넘도 마찬가지로 합리성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다시금 올바른 합리성으로 새롭게 해보자 라는 느낌이 많이 강하다. 


여기서 새로운 합리론은 바로 ‘내재적 실재론’, 또는 ‘실용주의적 실재론’을 의미한다. 이 실재론은 철학의 근본문제였던 ‘형이상학적 실재론’을 거부하면서 새롭게 구축하는 실재론이다. 물론 퍼트넘이 단순히 관념론자나, 형이상학을 거부한 것은 아니도 오히려 과학철학의 맥락에서 형이상학은 과학주의적 사고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왜냐하면 세계는 단일한 구조로, 그리고 단일한 해석으로 전체로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또 칼 야스퍼스는 옳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는 형이상학으로 말한 거지만 


아무튼 이 책은 어렵다. 어렵기도 하고 철학, 과학, 물리, 역사 기타 등등 여러 방면에 배경지식이 있어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아니 “최선의 설명으로서의 추론”과 같은 과학철학적 입장을 어느 일반인이 알고 있겠냐고, 아무튼 그런 점에서 어렵지만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다. 그리고 책이 생각보다 얇아서 막 엄청 오래 걸리지도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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