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라퓨타 : Laputa

by 권씀

우리 천공의 도시로 가자. 이목구비가 잔뜩 뒤틀린 사람이 있는 저 도시로, 마음이 잔뜩 뒤틀린 사람이 많은 이 도시를 떠나자. 말간 얼굴을 하고서 뒤틀린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살거야. 달과 태양은 저 도시를 제어할 수 없지. 물론 이 별의 중력조차도. 하늘을 나는 고래는 저 도시에선 자연스러운 거야. 등덜미에 코가 달린 녀석에겐 물 밑보다 하늘 아래가 자연스럽지 않겠니. 고래가 물 속에 살아야 한다는 일종의 규칙과 관습이라는 족쇄를 채운 이 도시의 사람들에게 저 도시는 과한 걸지도 몰라. 우리 천공의 도시로 가자. 씽크홀이 어쩌면 저 도시를 구제한 걸지도 몰라. 저 도시가 떠난 곳엔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았지. 저 도시에는 실패만이 남은 연구가 거듭된다고 하지. 그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아. 실패를 비아냥의 도구로 쓰는 이 도시엔 더이상의 미련이 필요치 않지. 자, 우리 천공의 도시로 가자. 실패가 아닌 시도가 거듭되는 저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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