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액운

by 권씀

그 집에 가면 첫번째 문의 머리맡엔

비쩍 곯아버린 명태 한마리가 실타래에

온몸을 휘감겨 매달려있지요


그 언제더라

그래요 집에 식구들이 감기에 들지 않았겠어요

아 그 감기 보통내기가 아니더이다

오죽했으면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그 갓난쟁이한테도 멕였겠어요


아다리가 맞은 건지 식구들 감기는 뚝 떨어졌는데

또 바람이 휙 부니 대문이 떨어져나갔더랬지요

하마트면 휘휘걸음으로 대문 지나던 할비 다칠 뻔 했지요


아이구야 이것참 큰일이다 싶어서

용하다는 이를 찾아갔어요


아니 그 양반 얼굴도 안 보구서 말을 한다는게

비쩍 곯은 명태 명주실에 휘휘 감아

문 위에 달아놓으면 괜찮을 거래요


없는 쥐뿔이라도 잡아야지 않겠어요

명태 그놈을 부러 볕에 빠짝 말려갖구선

대못을 갖다가 땅땅 쳐선 문 머리맡에 달아놨는데

아니 글쎄 여즉 아무런 일이 없잖겠어요


이 이야길 듣구 가만히 있을 거에요

당장 명태 사러 가야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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