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손을 놓쳤네
머리맡에서 수없이 노크하던 빗소리에 정신을 빼앗긴 탓일까
아니면 오랜만의 궂은 날이라 너무 들떠버렸던 걸까
그도 아니면 놓아도 괜찮을 만큼의 무게감이었던걸까
손을 놓친 것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해본다
낯선 손길에 쥐여지기도 무심한 발길에 채이기도
혹은 몰려드는 맑게 갠 날에 떠밀리기도
손을 잃어버린 우산의 도시엔 색색의 우산이 눈물을 짓고 있지
그래서 그 도시엔 손을 잃어버린 무거운 침묵이 비처럼 내리지
잃어버린 마음이 웅크리고 있는 그런 날
난 잃어버린 우산이 있는 도시로 발걸음을 옮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