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by 권씀

처음엔 혹인 줄 알았어


무심하기엔 꽤나 걸리적거려 틈만 나면 문질러댔지

그러다 혹은 뿔이 돼서 이마 양쪽으로 자리를 잡았어

꽤나 거추장스러운 뿔이 되어 버렸지


체한 말들이 가슴에 맺히면

이마 양쪽으로 뿔이 자라난다고 그러네

소화가 어려운 말이 꽤나 쌓여서

이렇게나 큰 뿔이 되어버린 걸까


눈치 없이 내뱉는 것들은 속이 편하다더라

눈치 살피는 것들은 허구한 날 사레가 들리고

가슴에 얹힌 감정들을 속 시원히 토해내질 못해

무언無言의 시간을 꾸역꾸역 버텨낸다지


딴에는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것들은

눈치 없는 것들의 귓등으로도 거치지 못해

원래의 배열은 무시한 채로 단어였던 것조차 모를 만큼

그렇게 맴맴 돌아 공기 중으로 낱낱이 흩어지지


꽤나 거추장스러운 뿔이 생겼어

이 뿔로 어디에라도 들이받으면 뿔은 부러질까

아니면 속에 맺힌 말들이 낱낱이 흩어져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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