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각자의 방식으로

by 권씀

너, 나, 우리, 고양이, 강아지, 코끼리, 민들레, 이끼, 바람, 자갈 그리고 이름을 가졌지만 불리지 않는 무수한 것들은 이제부터라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자. 오지도 않은 미래는 생각지 말고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자. 눈치라는 허울의 껍데기를 둘둘 말고 그것도 아까워서 다리 사이 끼워 둘둘 말고 웅크리고 자던 날들은 던져버리고. 우리는 우리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자. 시끄러운 게 한 둘은 아니니까. 살아가다 보면 오르막보단 내리막이 더 많은 걸 우리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알량한 경험으로 겪어왔으니까.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자. 어깨가 움츠려도 발을 절뚝거려도 아님 널브러진 상태여도 괜찮으니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잃어버리지는 말자. 강아지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야옹, 민들레는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너와 나는 살아가는 일이 무척이나 버거워 그렇게도 흔들리며 이렇게나 살아왔나 보다.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생각해보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들은 얼마나 떳떳한지 모르지. 어깨를 움츠릴 것도 눈물을 글썽일 것도 괜히 고개를 땅으로 처박고 걸을 필요는 없는 걸. 제 몸보다 작은 동그란 공 위에 네 발을 걸치고서 버티는 코끼리처럼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굳건히 살아간다는 건 위태로우면서도 아슬아슬하고 조바심이 나는 건지도 모르지. 툭 누군가 슬쩍 밀어버리면 공에서 미끄러져 넘어질지도 모르지만 다시 마음을 잡고서 공 위로 올라가면 그만인 것을 가끔은 그렇게나 조바심을 내곤 하지. 다른 이가 만들어낸 조바심이라는 건 내 손으로 내 목을 조르는 것과는 꽤나 달라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힘들지. 아무렴. 그 힘듦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만큼 어려운 걸 잘 알고 있지. 그래도 버틸 힘이 있다면 고된 삶을 이겨낼 수 있지 않겠니. 이름을 가졌지만 불리지 않는 무수한 것들처럼 그렇게 바람이 흘러가듯 물결이 일렁이듯 그렇게 살아내면 되지 않겠니. 그러니 우리 이제부터라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자. 어깨가 움츠려도 발을 절뚝거려도 아님 널브러진 상태여도 괜찮으니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잃어버리지는 말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침내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