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바다가 생각나는 밤엔

by 권씀

파도가 한참동안이나 서성이는 곳에 두고온 감정들이

모래알처럼 숨을 죽이고 우는 밤엔

아득한 거리가 두려워 그저 멈춰서 생각만 해요


이걸 그리움이라 해야 할까요

아님 아쉬움이라 해야 할까요


또렷하게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감정이

파도 소리에 숨길 수 없는 그런 밤엔

어쩔 수 없이 바다를 떠올리곤 해요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공간을 저멀리 두고 온

그 많은 숨은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해서

별 수 없이 감정을 하나둘 모아 모래성처럼 쌓기만 하죠


바다가 생각나는 밤엔

모래성이 되어버린 감정들을 허물지 못하고

구름에 살짝 가려 제 빛을 놓쳐버린 달처럼

숨을 죽이고 그저 생각만 하염없이 쌓기만 해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