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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브로콜리

by 권씀

관절이 접히는 곳마다 생각이 자라난 걸까


너도 참 생각이 많은가 봐

머리카락이 그렇게 복잡하게 꼬일 정도면


생각이란게 참 그래

필요하면서도 사실 필요없을 때가 많거든


마음 가는 방향대로 그냥 몸을 내던져봐

의외로 별 일이 생기진 않을거야


뜨거운 물 안에 웅크리고 있는 널

마냥 내버려두진 않을 거야


조심스러운 손길로 널 다독일테지

마냥 차갑지도 않게 뜨겁지도 않게


때론 미지근함도 꽤 괜찮은 거더라고

밍숭맹숭하다해도 뭐 어때

그건 너와 내 사이를 이어주는 온도인 걸


꼿꼿하기만 하던 네가 휘어질 수 있는

내가 작은 손길 하나에도 부드러워질 수 있는

그리고 널 한웅큼 내 안에 채울 수 있는

그런 뜨뜻미지근한 온도


복잡한 생각은 잘라내

우리 둘에게는 생각은 필요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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