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다에 걸릴 때
빛은 낮은 음으로 가라앉고
해를 등진 것들은
짙은 체온 하나를 얻는다
솟구치는 몸 하나
물은 잠시 숨을 멈추고
고래의 등은
저녁의 무게를 들어 올린다
저만치서는
돛을 단 침묵이
붉은 물결 위를
천천히 식혀 가고
하늘엔
방향을 잃은 표시들이
빛의 잔향처럼
접혔다가 풀린다
나는 묻지 않는다
저 도약이 탈출인지
귀환인지
다만
물 위에 남은 그림자가
짠내와 함께 사라지는 걸 보며
오늘의 바다는
붙잡지 않는 쪽으로
해를 놓아준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