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뜰 녘
해 질 녘
둘은 서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는 동안 하루하루가 쌓이면서
해가 저무는 하늘은 자주 만나지만
해가 뜨는 하늘은 만나기가 쉽지 않다
하늘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부지런해야 하고
해 뜨는 하늘을 보는 일은 더욱 그렇다
하루를 마감하는 목적에 다다르기 전에 해가 질 때가 있고
하루를 시작하는 시작점에서 출발하기 전에 해가 뜰 때도 있다
같은 시간 속에 걷는 사람과 뛰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도시의 분주하고 좁기만 한 골목길을 걷노라면
시골의 한적하고 널따란 길이 절로 떠오른다
잊고 있었던 그 풍경은 그리움이 된다
복잡해진 머릿속의 엉클어진 실타래를 한가닥 뽑아 풀어본다
다 풀면 어떤 녀석이 웅크리고 있을까
녀석을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스쳐보내며 하나둘 쓸만한 것들을 골라낸다
해가 뜨기 전 어깨동무를 하는 푸르스름한 공기는 기다림이라는 말을 담아둔다
해가 진 뒤에 쉴 곳을 찾으려는 푸르스름한 공기는 아쉬움이라는 말을 털어낸다
금세 뜨지 않는 해는 금세 지지 않는 해와 많이 닮아있다
시작과 맺음이 많이 닮아있다
그래서 항상 비슷한 오늘의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