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패턴

by 권씀

당신이 의자에 앉는 방식은 어때요? 의자에 엉덩이를 끝까지 밀어 넣으며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의자 앞부분에 걸터앉게 되죠. 습관을 길들인다는 것은 어쩌면 새로운 패턴에 나를 밀어 넣는 걸지도 몰라요. 그 패턴에 밀어 넣고 또 밀어 넣다 종국엔 지쳐버리거나 원래의 패턴을 찾게 되는데 딱히 반갑지만은 않은 익숙함이랄까요.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날 괴롭히고 내일의 나를 기대하진 않아요. 같은 패턴에 놓인 나일거란 걸 잘 알기 때문에. 그래서 여행이란 새로운 삶을 갈망하는 걸 테죠. 잠깐일 수도 꽤 오랜 시간일 수도 있는 그런 여행. 사실 집 밖을 나서는 것 자체가 여행일 수도 있는 건데 딱히 설레지 않는 이유는 새로운 사람이 내 삶에 끼어들지 않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일 거에요. 새로움이라는 것은 자극이 되기도 전환이 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신선함이나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원해요. 삶은 단조로움이라는 걸 재생하는 턴테이블 같은 거라서.

밤을 지새우는 시간은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 느낌. 그리고 불과 몇 시간 전의 어제를 지우며 되새기는 걸지도 몰라요. 눈치라는 것을 되새기면서 또 머금고 억지로 삼키는 그 시간은 단조롭지만, 또 평화로움을 가지고 있죠. 새벽이 밝아오고 있어요. 아직도 어두운 밤이지만 이것도 금방이죠. 고생했어요. 어제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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