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질경이꽃

by 권씀

욕심어린 손길과 가혹한 발길질로

헝클어진 흙의 머리칼을

바람이 툭툭 쓰다듬고

비가 내려와 도닥였다


누군가 귀띔해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모를 테지


잠자듯 덤덤한 그 자리에도

언젠가 노랗고 푸른 생명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다는 걸


손아귀째 뽑히고

그마저도 모자라

속이 박박 긁히고 뒤집어졌지만

그 자리는 꽃이 피었다 진 자리이다

만물의 이치가 비췄던 자리이다


그러니 그대 함부로 밟지 말어라

함부로 욕되게 하지 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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