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다 생각했던 일들이 꼭 가을바람처럼 스치는 날이 있다. 꼭 그럴 때 우연찮게 잊었다 생각했던 사람과 마주치게 되는데, 우연히 마주친 사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아직, 잊지 않았다.
아니, 잊지 못했다.
나쁜 기억은 빗물이 고인 웅덩이 같아서 평소엔 잊었다 생각했던 것들이 빗방울이 쏟아지고 고이기 시작하면, 결국엔 첨벙거리며 날 괴롭힌다. 온몸이 젖어들면 한숨처럼 혼잣말을 한다.
"아, 여기에 웅덩이가 있었지. 아, 그 일이 있었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