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플라스틱 도시락

by 권씀

플라스틱 도시락은 빛이 바랬다


빨간 양념을 담았던 반찬통은

구석구석 주황빛의 흔적이 남았고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었던 밥통엔

군데군데 파인 흔적이 남았다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담고

아침에 가족들과 먹은 반찬이
으레 그날의 점심 도시락이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엄마의 온기가 담겨 있었으니까


12년간의 시간을 뒤로 하고
플라스틱 도시락은 나이를 먹었다


나도 엄마도 그렇게

반찬의 흔적이 남은 플라스틱 도시락처럼

나이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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