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흘러가는 순간을 잡아두고 싶어 연신 셔터를 누른다. 지나버린 시간을 붙잡아 두기에는 사진만큼 좋은 것도 없다. 취하고 싶은 밤이면 이것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달리 부르기도 하고, 희노애락을 담아두고서 가끔 되새김질이 필요하면 꺼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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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괜히 코가 시큰해지고 싶은 그런 날엔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어다 테두리가 얇게 바래버린 사진 한 장을 꺼내어 본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때 그 시절, 꿈결처럼 잔잔한 기억으로 남은 시간들을 손 끝으로 매만지며 그때의 시간과 공간으로 생각을 구겨넣는다. 필름을 넣고 끝까지 드르륵 감은 뒤에 찍던 그 때처럼 한 순간 한 순간을 공들여서 찍어볼까 하는 생각에 묵혀두었던 필름 카메라를 집어들고서 먼지를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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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찍고 쉽게 지우는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조심스레 뜸을 들이고 들여 순간을 담아내는 삭제 버튼이 없는 필름 카메라를 들고서 초점을 맞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