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으로 향하는 길. 요란스레 울어대던 고양이들도 고로롱 잠에 드는 이 시간. 유난히 맑았던 하루, 그래서 무척이나 따가웠던 낮은 저멀리 뉘여놓고서 달이 참 높이 떠있다.
깜빡이는 신호등 아래 차들은 제 갈 길 찾아 바지런히 움직이고, 지루한 술자리를 마치고서 집으로 향하는 중년 사내의 머리 위로 구름 뒤 숨 죽이고 있던 별들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력을 다한 한 주를 위한 충전이라는 명목으로 거나하게 한 잔 마신 이들은 길고 길었던 하루를 닮은 그림자를 끌고서 집으로 향하고 잠 못 드는 이들의 한숨 속에 간간히 불빛은 반짝인다.
세상살이의 퍽퍽함을 덮어두고서 아름다움을 찾아본다. 도심 속 구석 어딘가 피어오르는 이름모를 꽃, 아이들의 잠꼬대, 아이를 재우는 젊은 부부의 나지막한 자장가 소리, 손을 꼭 잡고서 쌔근쌔근 잠에 든 연인.
두 눈을 꾹 눌러보면 아련히 반짝이는 무언가가 시야를 가득 채우고 귀가가 늦은 가족을 기다리는 집의 TV 브라운관은 제 할 몫을 다했다는 듯이 치지직 소리를 내며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