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한줄기 기척하는 날이면
어쩐지 밀린 잠을 자게 되곤 했다
그 흔한 노크 소리 하나 없이 찾아와
젖은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볕이
가끔은 야속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쥐구멍에도 볕이 들 날이 온다는데
일부러 찾지 않아도 볕을 만끽할 수 있으니
한편으로 생각하면 고맙기 이를 데 없는 햇볕이었다
쥐구멍을 파던 쥐들은 도시의 섭리에 쫓겨나고
더이상 볕은 구석 구석 헤매지 않는다
뾰족한 빌딩숲 아래 분주히 움직이는 인간들은
볕 아래 잠시 청하던 잠을 내팽개치고
쥐가 떠난 쥐구멍을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