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손바닥 위 작은 수조 속에 갇힌 고래는

by 권씀

손바닥 위 작은 수조 속에 갇힌 고래는
비록 원없이 자유로이 유영하지 못해도
구름이 떠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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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가득히 채우는 공기를
폐가 터지도록 만끽해본 적 없어
그 기분을 가늠하기 힘들어도
그것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를 고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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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끝에 채이는 은은한 물살도
하품하듯 입을 크게 벌리면 우르르 들어오는 먹이도
푸른 바다 속 비치는 환한 햇살도
차마 하늘 가득한 채운 공기만큼의 설렘은 주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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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속 고래는 오늘도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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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금은 좁디 좁은 수조 속에 머무르지만
그 언젠간 하늘과 물의 구분이 어려운 넓은 곳에서
힘껏 꼬리를 휘저으며 마음껏 유영하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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