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볕을 감싼 구름이 하얗게 피어나는 날이면
비로소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느낍니다
사실 열기를 품에 안고 등에 업은 바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니까요
아침에 머리를 감고 나오면
후덥지근해 조금만 걸어도 옷깃에 땀이 배곤 해요
뭔가에 지쳐있을 땐
그런 날씨마저도 날 괴롭히는구나 싶어서
조금 답답한 마음에 차가운 커피를 한 모금씩 넘기죠
여름이에요
꽤나 길어질 것 같은 그런 여름
몽글몽글 피어난 구름이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름이에요
금방 씻고 나온 몸에 금세 땀이 맺히는 그런 여름
구름이 하얗게 피어나는 날처럼
눅눅한 마음이 잘 말려져 뽀송뽀송해졌으면 하는 여름
구름이 하얗게 피어나는 날에
잔뜩 젖어버린 내 마음을 지는 볕에 말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