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메마른 날이면 괜히 귀이개를 들고 공연히 귀를 파곤 해. 슥슥 귀 안을 긁어내면 마른 귀지가 귀이개 끝에 딸려 나오지. 손톱으로 툭 건드리면 그런 마른 귀지. 가뭄이 찾아오는 걸까. 장마 직전의 엄청난 가뭄 말이야. 비 오는 걸 하루종일 기다리고 있노라면 지치기도 하고 멍하기도 하고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해. 괜히 귀 안을 긁어서 마른 귀지를 손톱으로 툭 튕기기도 하고. 쨍한 날에 빗소리를 들어. 몸보다 마음이 메마른 그런 날에 말이야. 아무런 가사가 없는 연주곡을 틀고 한쪽엔 빗소리를 틀고. 그렇게 눈을 감고서 빗소리를 들어. 메마른 귓속에 빗방울이 맺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