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살을 다 비워낸 소라 껍데기는 파도의 울음소리를 들려준다
참 묘하기도 하지
그 텅 빈 공간에 온통 파도의 울음소리만을 남겨두었다는 건
땅으로 돌아갈 인간도 영혼의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 못한 말들
하고 싶었던 숱한 이야기들
그 모든 것들을 안고 땅으로 바스러지는 영혼의 소리
내 껍데기가 남으면 어떤 소리가 머무를까
간절히 바라건대 별의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그 누군가 속이 비어버린 내 껍데기에 가만히 귀를 대면
별빛이 푸르고 노랗게 감싸는 우주를 상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