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지느러미를 퍼덕이면 오늘의 운세를 알 수 있지
가끔 물이 촘촘한 그물망처럼 고개를 딱 휘젓는 날
그런 오늘의 날들은 검은 바위 밑으로 쉽게 숨어버리고는 해
물의 온도는 언제나 이십일 점 삼도
허파에 퍼런 물이 스미기엔 좋은 날씨지
파랑이 사실 가장 차갑다는 걸 알고 있니
또는 가장 지겹다는 걸
뻐끔이는 동안 꿈을 함께 뱉어내는 사람들
결국 언젠가 오를 수 없는 곳을 마주할 텐데
우리는 모두 쉽게 꿈꾸고 쉽게 호흡을 뱉어낸다
백원으로 긁어낸 인생 어느 취업불가 청년은 매일
기대를 오물거리다 끈적이는 가래침처럼 허무함을 토로해
사천오백원 짜리 담배를 꼬나물어
스물, 가장 삭막한 숫자의 개비들
우리에겐 왜 찢어진 지느러미밖에 주어지지 않는 걸까
우리는 매일을 잊고 매일을 잃어가
삭아버린 비늘처럼 허무한 날들
삭은 바늘을 품은 목덜미엔 웃음이 하얗게 피어나는데
나는 호흡을 하지
하나, 둘, 셋, 넷
코에선 식은 물거품이 가련하게 피어올라
물의 온도는 언제나 이십일 점 삼도
물의 온도는 언제나 이십일 점 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