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해와 달
어둑한 하늘에 조금씩 환한 기운이 감도는 일출.
그에 못지않게 오로라빛으로 표현하기 힘든 하늘색을
만들어내는 일몰.
일출과 일몰을 좋아하는 나는,
신혼여행 때도 하와이에서 할레아칼라 일출을 보는
마우이 다운힐 바이크를 신청했었다.
새시작과 함께 일출을 보고 바이킹을 한다는 것.
얼마나 낭만적인지!
비록 자전거에 능숙치않아
다운힐 바이킹을 막상 하려니 나는 너무 무서워서
버스로 이동하기는 했지만.
이번 2026년 1월 1일의 일기예보를 보니
비록 강추위였지만
오전 오후 모두 해가 떠 있어
일출을 보러 갈까 잠시 고민했다.
주변 일출명소를 찾아보고 브런치 코스까지
찾아보긴 했으나
아무래도 아이들과의 이른 외출과 추위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아쉽지만 포기했다.
그러나 그 일출을 보고 싶은 무언가 강렬한 욕망에,
일출대신 일몰을 보는 건 어떨까 싶었고,
마침 다음 날 금요일도 오전 오후 동그란 해님이
반겨주고 있어 일몰을 보러 가자고 했다.
재작년에 다녀온 서장대가 너무 멋져서
다음에 아이들과도 꼭 가야지 싶었는데
마침 일출일몰 명소길래 장소는 서장대로 정했다.
화서문로터리에서 지도를 보며 올라가는데
길이 쉽지는 않았으나 아이들은 씩씩하게 올라갔다.
이 가파른 언덕에 옛 선조들은 어떻게 성벽을 쌓았을지!
점점 붉어지는 하늘을 감상하며
다가오는 일몰시간을 체크하며 힘차게 올라갔다.
엄마의 일몰을 보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에
씩씩하게 따라와 준 보물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올라가면서 서장대가 안 보여 이 길이 맞는지 불안했는데
다행히 내려오시는 분이 계셔서
여기로 가면 되는지 여쭤볼 수 있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북적이지도 않아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고,
더불에 이렇게 감동스러운 하늘빛이라니!
종종 이런 하늘은 선물 같다.
이 순간만큼은, 근심 걱정도 예쁜 하늘이 그냥 덮어버린다.
그리고 타들어가는 붉은빛.
눈부시게 빨간 해가 그 모습을 감추지만
저 멀리 '내가 여기 있으니 괜찮아.' 하는 것 같은
달이 보인다.
이미 해가 타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밝은 빛으로 밤을 맞이하고 있는 동그란 달.
일몰도 월출도 아름다운 빛을 선사해 주어
고마운, 잊지 못할 하루였다.
2026년은 새롭게 태어나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앞만 보고 달리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