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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이 아빠 Oct 19. 2019

아빠의 육아휴직 #아빠의 육아

험난한 아빠의 육아


최근에는 아빠의 육아가 그래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서.. 보편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 막상 아이를 데리고 나가보면 키즈카페를 제외하고는 아빠와 함께 있는 아이는 좀 어색하다. 물론, 7~8세 정도 된 초등학생을 데리고는 확실히 많이 보이는데 그 이하의 어린아이는 보통 부모가 둘이 함께 다니거나 엄마가 케어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아직 5세인데 내가 혼자 데리고 다니다 보면 여러 가지 눈빛을 느낄 때가 많다. 신기함, 측은지심 등 여러 감정의 눈빛을 느낀다.               


이런거 할 땐 아빠가 좋다. ㅋㅋ


1. 왜 육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 질문을 의외로 많이 받았다. 나는 어릴 때 원래 아이를 싫어했다. 시끄럽고 더럽고 개인적으로 음식점에 아이와 함께 있으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당시엔 맘충이라는 단어도 쓰이진 않았지만 여튼 싫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낳을 때 의외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우리 아이도 싫어하면 어쩌지'였는데 막상 낳아보니 아니더라. 우리 아이는 그저 썸씽 스페시얼.......


아이가 또 남자 아이다 보니 아빠와의 스킨십이 특히 중요하다 생각했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세 살부터라도 좀 움직이는 것에 익숙해져야겠다 싶어 자주 밖에 나가는 편이다. 처음에는 나도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 5살 정도 되니까 대화도 좀 되고 의사소통도 되니까 제법 수월해졌고 가끔은 재미도 있다. 아이의 발상은 정말 가끔 상상을 초월할 때가 있다. 

                   

2. 아빠가 육아하면 다 좋을까? 

                            

개인적으로 케바케인 것 같다. 아이와 부모의 성향에 따라 또 다른 듯. 아이는 좀 적극적일수록 아빠와의 스킨십이 중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적극적인 아이는 적극적으로 놀아줘야 하니까. 여자아이라도 축구를 좋아할 수 있고 남자아이라도 앉아서 노는 것을 좋아할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비교적 앉아서 노는 것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나랑 안 맞을 때가 있다. 나도 레고는 참 좋아하지만 밖에서 공도 차고 캐치볼도 진짜 좋아하는데 캐치볼을 싫어해서 슬프다. ㅠㅠ


그리고 우리 집은 아빠가 악역이고 엄마가 선역이다. 밥 먹을 때 혼내는 것도 아빠의 몫이고 평소에 정리, 예절 같은 것도 내가 가르치다 보니 아이가 더더욱 엄마만 따른다 보통은 원래 엄마가 좀 엄하고 아빠가 착해서 아빠와 놀고 싶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좀 그 반대가 많다. 이 역할을 바꾸고 싶어도 와이프와 나의 사고방식이 좀 다르기 때문에 사실 그것만으로도 와이프와 싸울 때도 좀 있다.


그래서 막상 육아휴직은 냈는데 딱히 아이가 엄청 좋아하진 않는다. 아빠는 밖에 자주 나가서 놀아주고 하지만 초콜릿도 잘 안 사주는 편이고 논다는 미명하에 빡세게 굴리니까 뭐 좋아하는 부분도 있지만 내 로망인 '아빠 왔다~~!!' 소리는 아무래도 듣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 저 소리는 다음 생에 듣는 걸로...


3. 어떤 부분에서 여자와 다른가요. 


일단 아빠가 육아하는 것은 엄마와 확실히 다르다. 일단 체력과 힘이 되니까 아이를 쉽게 제압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 예컨대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는데, 화장실이 멀 경우 (아웃렛에서 자주 발생했다) 아빠는 애를 들쳐매고 달릴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을 할 때 역시 들쳐매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가장 큰 건 아무래도 사회적인 인식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남자의 육아가 보편화되었다곤 하지만 멀었다. 한~참 멀었다. 예를 들어 백화점 등 육아 프렌들리 한 곳을 제외하면 남자 화장실엔 아직 높은 확률로 기저귀 교환대가 없다. 더불어 수유방은 왜 남자가 못 들어가게 막는 건데?


또, 지난번에는 지하철에서 자는 아이를 업고 아이 엄마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엄마가 없니?'라는 정말 황당한 이야기도 들었다당연히 바로 아니에요.라고 말했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씁쓸했다. 아빠가 혼자 7~8세 정도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광경은 자주 보지만 3~6세 정도 되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광경은 사실 쉽게 보지 못한다. 


문화센터 같은 곳도 가기가 무서운 게 대부분의 경우 엄마가 함께 간다. 그래서 10번 중에 7~8번은 나 혼자 남자인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아빠가 가니까 당황하시는 분도 있었다. 괜찮겠냐고... 아빠가 있는 경우는 상대방 아빠와 이러한 고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난번엔 유치원 상담도 내가 가니까 원장 선생님이 당황하셨다.. 아빠 혼자 온 건 처음 보셨다며...ㄷㄷ..


4. 역시 최고는 함께.


아빠와 육아하는 게 뭐 최고라고 떠들지만 막상 아빠랑만 돌아다니면 아이는 엄마와 함께 다니는 아이를 부러워한다. 엄마 어디 있냐고, 왜 같이 안 왔냐고 칭얼거리곤 한다. 또 엄마와 다니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를 부러워했다. 키즈카페 가보면 알 수 있다. 아이와 두런두런 놀고 있으면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된 듯한 착각을 느끼는 게 나 혼자는 아닐 테니까... 놀아달라고 엄청 달라붙는다 진짜. 


그러니 역시 최고는 엄마 아빠가 함께 놀아주는 거다. 그런 아이가 가장 건강한 것 같다. 서로의 체력이 된다면 가능하면 함께 아이와 놀아주는 게 가장 건강한 아이를 만드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아빠와 덕수궁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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