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발 용두사미만 안 되게 해달라고 빌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어떤 가족의 사진들을 보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매년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기록해 두었더구나. 그들에게도, 자라난 아이에게도 참 좋은 추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러웠어. 사실 아빠도 그런 근사한 기록들을 남겨주고 싶었는데, 아빠가 좀 게으른 탓도 있고 이런저런 핑계들로 그러질 못했단다. 너에게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남겨주는 일이 아빠에겐 생각보다 쉽지 않더구나.
그래서 이렇게 글이라도 써서 너에게 아빠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전해주고 싶어졌다. 나중에 본문에서도 적겠지만, 아빠는 이제 고작 마흔을 넘긴 나이란다. 아직 인생을 논하기엔 한참 이른 나이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최근에 업무 상 나이가 훨씬 많으신 분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70이 넘은 연세에도 선택을 고민하고 갈등하고 있는 걸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인생은 마흔이나 칠순이나 결국 매 순간 선택하며 살아가는 과정이구나, 삶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구나' 하고 말이야.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니, 조금이라도 기억이 선명할 때 아빠의 시간을 기록해두려 한다. 아빠가 지나온 이 궤적들이 너에게 얼마나 큰 깨달음을 줄지는 모르겠어. 어쩌면 너에겐 별 의미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
그래도 너를 위해 무언가 남겨놓는다는 핑계를 삼아, 아빠도 내 삶을 차분히 정리해보고 싶구나. 앞으로 적어 내려갈 수많은 이야기 중 단 하나라도 너의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아빠는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