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아이로부터 독립하기.
오래간만에 브런치에 들어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구독자는 제법 많은 편입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무렵, 육아용품이나 육아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며 좋은 반응을 얻었었습니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아이는 4학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부모의 세계를 조금씩 벗어나,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집에도 혼자 있을 줄 알고, 스스로 밖에 나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제 시간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한때 나 자신을 쪼개어 만들어냈던 ‘아이를 위한 시간’들이, 아이가 조금씩 독립하면서 다시 제게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돌아온 것은 시간뿐, 돈은 여전히 아이를 위해 쓰이고 있고 아이를 키우며 조금 고단해진 몸과 달라진 가치관들은 아직도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고민하게 됩니다. 어차피 아직은 대부분의 자원을 아이에게 투자하고 있는데, 그 시간과 재화를 더 잘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할까. 아니면 아이의 세계는 아이에게 맡기고, 나 역시 나만의 독립을 시작해 볼까? 물론 인생이 늘 양자택일로 나뉘지는 않지만,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고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늘 같습니다. 이제는 독립할 때가 되었다는 것. 아이가 나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이로부터 독립하는 일 말입니다.
육아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마음속에 새겼던 다짐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기대한 만큼 바라고, 투자한 만큼 회수를 바라게 되니까요. 내 바람과 욕심으로 아이를 키우기보다는, 스스로 단단히 서 있을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다짐했지만, 현실은 늘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학원을 보내면 그만큼의 성과를 바라게 되고, 기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더군요. 결국 이 글을 쓰기 전날도, 그 문제로 아이와 다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게 옳은 걸까.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행복한 아이를 키우고 싶었던 건데, 지금의 방식이 정말 그 길로 가고 있는 걸까. 물론 아이가 크게 어긋나지 않도록 어느 정도의 기준을 세워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고,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고민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계속 부딪히는 것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내가 아이로부터 독립해보려 합니다. 이 독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지, 옳은 선택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늘어난 시간을 온전히 아이에게만 쏟아붓는 것은 아이를 지나치게 옭아맬 것 같고, 그렇다고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독립을 통해 내가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게임이나 유튜브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충분히 즐겁고 의미 있는 길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글도 쓰고, 우쿨렐레도 배우고, 앱도 만들어보며 저만의 독립 일지를 써보려 합니다.
그렇게 독립일지 겸 제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다시 정리하고 하나하나 해나가는 과정을 적어보려 합니다.
뮤지컬 해보기
내가 생각했던 서비스 론칭해 보기
우쿨렐레 배우기
드로잉 배워보기
이 중에 한 개는 성공했고, 한 개는 하는 중이고 이제 나머지를 해보면 되겠네요. 지금부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제 여행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어떤 분이 보실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부디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