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수습, 그것은 또다른 서바이벌 게임

총없는 배틀로얄

by 권혜린

장애인활동보조인 퇴사직후로 나는 대외활동으로 서울시 시민 인터넷감시단, 서울시 의정모니터로서

나아갔다.

이어서 시민 인터넷감시단에서는 상*하반기 우수활동가로 뽑혔고..이어 서울시장한테 상받을

기회가 생겼지만 아쉽게 받지 못했다. 이어 서울시 의정모니터들을 하면서 내 아이디어로 된 기사가 나오고

이어 의회에서 가서 상을 받았다.(대표적인 제안 : 버스 승강장, 광화문 광장, 비대면 스포츠 등...)

이처럼 나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상을 지키는 지킴이로서, 서울시에 멋진 제안하는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서울시 시민 인터넷감시단과 유사활동인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청소년유해매체점검단으로

일했다.

이게 국가기관에서 하는 사업이다보니.. 4대보험은 당연히 들어주고, 계약종료하면.. 실업급여도 받을수

있다는것.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실업급여, 4대 보험 같은 제도가 불편하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해서 난 서류는 통과가 되었으나.. 온라인으로 보는 면접에서 불합격.

그저 게속해서 '나' 라는 사람을 아직까지도 병풍, 무시하는것들이 느껴졌다.

면접연습도 아빠와 수도 없이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느날...

운동 중인 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권혜린씨 되시죠?"

"네."

"아.. 여기는 청소년유해매체점검단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입니다."

"네."

"저희 퇴사자가 나와서 그러는데 중간 채용이라도 가능할까요?"


중간 채용이라니, 속으론 본채용도 아니고 왜 대체인력이냐며 화내고 싶었지만, 나는 담담히

대답했다. "들어가겠습니다."


기회 라는것은 늘 누군가 빠진 자리를 메우는 형식.

이렇게 전자서명을 하고, 설치하라는것 다하고 Google meet로 담당 부장을 만났다.


이후.. 필요한 서류들에 대한 전자서명하고, 어플과 프로그램들을 설치했다.

이어서 일 시작전 한번더 담당 부장 얼굴을 봤다.

"중간 채용에 들어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일하실껀데.. 대략 3개월정도는 평가로 진행할꺼예요."


평가....?

난 학생이 아닌데...?

뭔 평가....?


계약서에도 없던 어휘라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계약서에 그러한 내용이 없던데요?"

부장은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아.. 그냥 수습기간이라 생각하시고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마세요."


이미. 부담감은 시작되었다.

무슨 프로듀스 101, 48에 나간 연습생도 아닌데...


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자..

나는 일하는 내내 불안과 긴장감 사이에 있는 영화 모던타임즈에 나오는 찰리 채플린 같았다.

내가 유해라고 생각된 캡쳐부분은 무해라고 대리님께서 피드백으로 돌아왔다.

즉, 내 판단은 다시 생각해봐 라는 대상이 되었다.


심장은 쿵쾅쿵쾅, 손끝은 얼어붙고

이게 진짜 유해한 건 나의 멘탈이 아닌가?


한번은 내가 이러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블로그에 글들을 올렸을뿐인데...

마치 유튜버들이 직장인 브이로그 올려놓고.. 직장에 짤리는것들을 많이 봤기 떄문에..

나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센터측에서 전화가 왔다.

"업무 관련 내용은 올리지 말아주세요. SNS 언급도 자제 부탁드릴게요."


내 블로그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이런말을 하는건지...

내가 쓴 건 그냥 일기고.. 기록인데...

마치 유튜버들처럼 짤리지는 않았지만 경고였다.


그만큼.. 국가기관에서 하는 사업이라 조심해야하는건 일하기전에 알려줘야하는것 아닌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함구하는 걸까?


어찌되었든.. 경고를 먹고.. 첫 업무 평가보고서가 메일로 왔다.

PDF파일 열자마자 내 눈앞에 적힌 글자


"F"

그 순간, 나는 숨이 쉬지도 않았다.

그저 A 부터 F까지 등급을 메기는 이 시스템이 웃기지도 않고 나에게는 모욕적이었다.


"그래, 2개월안에 등급 올리면 되."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며 다독였지만,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이후로도 내가 이 시스템들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게임의 룰을 따르되, 회사의 룰은 받아들이기 싫은 사람

즉, 나는 회사에 있기 싫은 사람.


어느 날, 부모님이 주무신 그 틈에 나가서 편의점에서 하이볼을 사와 마시며 속을 위로해줬다.

그리고 참다 못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업무 평가 잘받았습니다. 이렇게 까지 평가하는 이유가 뭔가요?

이렇게 소모품 취급하는게 그쪽틀 특기인가요?"


그리고 담당 대리님 핸드폰 번호를 모르니.. 사내메신저를 로그인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이건 아니잖아요 대리님.. 이렇게까지 피드백 주신건 너무 싫거든요?"


결국 수습이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결국 나를 스트레스의 경계 너머로 몰아붙었다.

거의 수습기간이 끝난 직후 그 다음날 나는...

처음에는 거의 아파서 밥도 못먹고, 물도 못 마시고

먹으면 구토로 올라올 정도로 화장실로 뛰어가고 그랬으니..

또한 지금도 내 엄지손가락에는 '태선' 이라는 피부질환이 남아있다.

피부과 의사는 나에게 말했다.

"연고,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입니다. 정말 심각하면 대학병원 가보실래요? 진단서 써드릴게요."


그당시에.. 의료파업이 있어서 많은 병원들이 환자들이 오면 받아들이기는 커녕

되돌려 보내는게 일상이었다. 나는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그 시기, 내 주위사람들은 그전에도, 이미 자기 짝을 찾았다고 청첩장을 보내고 아님.. 연애하고

자기계발등을 하고 있는데..

나는 소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개팅도 들어오지 않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술에 기대고 있었다.


왜 회사는...

면접 이라는 평가를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평가를 반복하는건지 마치 자기들만의 리그들을 해야하는지..


사람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구조

그게 당연한 듯 굴리는 구조안에서 나는 매일같이 그런 구조들을 혐오하게 되었다.


심지어 축구공처럼, 나를 차고, 던지고, 굴렸다.

이 시스템이 왜 아직까지 존재해야 하는지, 나는 지금도 묻고 싶다.


"왜 취업이라는 제도는 노동시장에 이토록 오래 살아남아 있나요?"

(내가 청년위원이었다면, 취업 이라는 단어 자체를 없앤다)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에 잠시 들렀다 가는 쓰레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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