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왜 어른들은 그대로 인가?

취업 이라는 벡사시옹

by 권혜린

어른들은 늘 똑같은 말을 한다.

"취업은?"

"엄마 친구 아들은 롯데에 들어갔데."

"일본으로 취업했데"


이쯤 되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시리같다.

아니, 업데이트도 안되는 윈도우 98같기도 하고...

차라리 음성 안내 멘트는..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곧 상담원이 연결됩니다."

얼굴보지않아도 되어서 좋다.


하지만 어른들의 언어는 그저..

"왜 아직도 백수야?"

"너 또래애들은..."

"공부 좀 하지.."

이런식이다.

그러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엄마친구딸(아들)

그들은 늘 뭐든 잘해내는 GPT같은 인간이다.

우리삶의 영원한 비교대상, 드라마 도깨비의 저승사자 보다 더 자주 나타난다.

이 말은 거의 840번 반복되는 사운드 루프처럼 들린다.


그런데 말이다.. 진짜 궁금하다. 왜 어른들은 변하지 않을까?

세상은 이미 몇 번 이나 진화를 했는데

핸드폰의 경우...

흑백에서 컬러폰, 이제는 스마트폰까지 왔고...

이력서는 워드가 아닌 노션으로 보내는 시대.

왜 그들의 머릿속은 여전히 취업 = 성공 이라는 공식이 남아있을까?


그들에겐 인생이 정해진 코스 요리처럼 짜여져있다.

대학 → 취업 → 결혼 → 승진 → 은퇴

그리고 말한다. "성실하게 참고 일하면 된다"

"월급은 안정적이다."

라는 것들이 있지만....


현재는 ...

인턴 & 계약직 - 수습 - 정직원 / 해고 - 경제적 이유 & 퇴사

게다가 좋아서 일하는게 아닌, 생존을 위해 갈아넣는 일터

마치 엑셀에서 함수넣었다가 고장난것 처럼..

=if(and, ("너", "나처럼",) "성공", "실패)

하지만 MZ세대들중에서도..

"회사 이름이 아닌 내이름으로 먹고 살고 싶다."

"일은 하고 싶은데, 나를 갈아넣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 말을 꺼내면 기성세대들은 반박한다.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일을 안해?"

"그거 하면 뭐 된데?"

"현실을 좀 봐"

"직장 없으면 어떻게 살래?"


응원은 커녕, 비난과 조롱 그리고 끊임없는 비교

엄마친구아들(딸)의 성공은 눈물..

내가 만든 브랜드는 놀고 먹는거로 폄하된다.


이제는 말하고 싶다.

"정말 시대가 변한게 두려운걸까?"

"아님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어른들을 못봐서?"


이쯤 되면, 프랑스의 괴짜 작곡가 에릭 사티가 떠오른다.

그의 곡중에서도 괴기스러운 곡 벡사시옹(짜증)

한장짜리 악보이지만, 하지만 똑같은 멜로디를 840번 반복하라는 지시가 있다.

피아니스트는 지치고, 관객들도 견디다가 나가떨어지는 지옥의 반복곡

https://www.youtube.com/watch?v=9EpzR4y2H3A


기성세대의 대사도 벡사시옹이다.

"취업은?"

"직장이 있어야지"

"직장있으면 이성이 생기는데."

그말만 840번...

이젠 재생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다.


앞으로는 이렇게 묻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넌 요즘 뭐에 꽃혀서 살아?"


그 질문엔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저요? 웹소설 쓰고, 브런치 북 연재하고, 블로그에 글쓰고, 작사필사도 하고, 덕질도 하고, 영어공부도

해요. 이게 제 보험이자 포트폴리오죠."


기성세대분들 부탁인데...

윈도우 95 같은 논리말고 윈도우 11로 업데이트하자.

이제는 나를 소모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싫다

나를 만드는 삶이 필요하다


우리는 남이 만든 회사에 채용되는 게 아닌

내가 만든 세계에 나를 채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게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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