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하고 싶은것은 많고, 불안한 아이

HSP와 불안장애 사이에서

by 권혜린

나는 심리치료에 관심이 많다.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이 왜 다치는지, 마음은 어디서부터 무너지는지를 알고 싶었다.

대학생 시절, 나는 미술치료, 놀이치료, 음악치료, 예술치료 같은 심리 관련 교양 수업을

일부러 찾아 들었다.

시간표를 짤 때마다 제일 먼저 살폈던 건, 이런 과목이 있나? 없나?

세상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전공수업을 추천하되, 나는 나를 알고 싶었다.

지금도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해주는 금쪽상담소, 멘탈탄탄, 뇌부자들 등... 여러 정신과 컨텐츠들

누군가는 내 알고리즘은 우울하다고 말하겠지만, 내겐 오히려 삶의 실마리 같은것들..

게다가 내 책장에는 정신의학에 관한 책들이 하나둘 꽃혀있다.

누군가는 건강검진을 매년 챙기지만, 나는 늘 '마음검진'을 꿈꿨다.

몸보다 먼저 다치는 건, 감정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늘 알고 싶었다. 내 감정은 어디서 상처받고, 어디서 회복되는지

내가 심리상담소를 처음 찾은 건, 청년 대상 마음건강검진 제도 덕분이었다.

그날따라 햇살이 유난히 따뜻했고, 상담소에 들어선 순간 마치 오래된 친구의 집처럼 포근했다.

"원래 상담소가 이렇게 따뜻한 공간이었나?"라는 생각을 들 정도로..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TCI검사를 받았다. 역시나... 신점보다 무서운 놀라운 결과

내 기질중 자극추구가 가장 높게 나왔는다. 상담사는 나에게 "하고 싶은게 정말 많으신가봐요?"

나는 피식 웃었다.

맞다. 난 남들처럼 취업이 아닌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다.

어릴때 봤던 쥘베른이 쓴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그 책에 나오는 필리어스 포그처럼 여행다니면서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싶었다. 1인 기업을 만들고 싶었고, 유튜브 채널도 다시 운영하고 싶고,

작사가로도 데뷔하고 싶고 그밖에도 말하지 않은 수많은 꿈이 있다.

그런데 이런 열정의 반대편엔 언제나 불안이 따라붙는다.

우울은 아니지만, 불안은 내 마음을 타고 들어와 천천히 나를 삼켜왔다.

이 불안을 만들어낸 건 내 스스로가 아닌 사회다.

"청년이면 취업해야지"

"직업 있어야지 결혼도 하지"

"소속없으면 어른이 아니야."

결국 나는 취업 트라우마 라는 주홍글씨가 세겨졌다.


이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HSP이고, 불안한 감정 속에서 하고 싶은게 많은 청년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어쩌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이제는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내 감정이 존중받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세상은 아직도 '취업'이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일의 형태는 이미 많이바뀌었다.

나는 감정이 존중받는 사회, 감정이 존엄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바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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