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대학생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은 덕질

20대의 첫 덕질은 빅뱅이다.

by 권혜린

중학교 입학 → 중학교 졸업 → 강남 8학군 여고 입학 → 고등학교 2학년.

이렇게 걸쳐 난 신화 덕질 챕터를 마무리 지었다.

다른 애들이 고3 되면 선행학습을 한다고 했지만,

내게 선행은 그저 콘서트, 팬미팅, 공개방송이었다.

마치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뛰자!" 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고3


모든 학생이 만나는 최대 보스, 바로 수능

내가 다닌 학교에서는 고3 기준으로 총 16개반으로 이뤄졌는데..

문과는 11개, 예체능 2개, 이과는 4개의 반이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속한 문과 11개 반중에서도 끝반은 수능을 보는 학생들은 많이 없었을 뿐더러

EJU(일본유학시험), IELTS(영국, 호주 유학시험), 재외국민(특례학생들), 영어특기자..

시험 종류만 해도 대형 백화점 수준..

들어오시는 선생님마다 늘 한 숨으로 "너네 반처럼 수능 안 보는 문과가 어디 있냐?"

"수능특강 안 펴는 애들, 문제집 다 압수"

그야말로 수능 거부 클럽이었던 거다.


그렇게 '수능'이라는 최종 보스를 제끼고, 나는 우연히 빅뱅이 쓴 책 『세상이 너를 소리쳐 』를 예약 구매했다.

책구매한 이유는 책을 좋아하는것도 있지만.. 콘서트 티켓을 추첨으로 준다는것에 솔깃했다.

그리고 어느 날, 날아온 한 통의 전화. "축하합니다. 빅뱅 콘서트에 당첨되셨어요."

이렇게 나는 무료로 빅뱅 콘서트에 입장했고 신화에서 빅뱅으로 갈아타며 빅뱅팬덤이름 VIP가 되었다.


'빅뱅'이라 하면, 사람들은 힙합, 카리스마, 자작돌을 떠올린다.

하지만 내겐 '수능 끝나자마자 무료 콘서트 티켓을 준 아이돌'로 기억된다.


문제는 혼자 가기 민망해서 팬카페에 글을 올린 것.

반응은 반반.. 헐 언니 진짜예요 VS 와.. 난 내돈내산인데..

부러움 절반, 의심 절반

하지만 내 손에 티켓이 있었으니 팩트체크 완료였다.


공식 응원봉이 없었던 나는 결국 신화 응원봉을 흔들었다.

손에는 엉뚱한 색 불빛, 마음에는 빅뱅에 불타는 열정.


다음날.. 개학인줄도 모르고 목이 쉬어 목소리조차 안 나왔다.

친구가 "어제 뭐했어?"라는 질문엔 대답조차 못 했다.


대학 얘기를 하자면.. 사실 붙은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능 스트레스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두고 왔다.


이렇게해서 고등학교 졸업해서 대학생이 되었지만..

남들은 알바도 하고, 자격증도 따고, 스펙들을 만든다고 하지만. 나는 덕질에 올인했다.

그게 내 삶의 활력, 유일한 탈출구였다.


솔직히 말하면, 젊다는 건 미친 짓을 할 수 있는 특권이다.

내게 그 미친 짓은 '덕질'

찌릿찌릿, 짜릿짜릿, 중독적이라 멈출 수 없는 중독


그래서 20대에도, 나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누군가는 토익 점수를 만들지만..

난 콘서트에서 BPM을 만들었다.

이전 03화03. 특목고 vs 덕질 둘중 하나를 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