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여행이란?" 이란 질문을 던진다면?
795일 55개국, 세계여행이 전부였던 나.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흐른 후, 세계여행은 이제 한 편의 추억으로 자리매김했다.
평범하지는 않지만, 평범해진 그날의 기록과 추억들.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누군가가 내게 왜 이 글을 쓰고 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을 할 것 같다.
"이대로 나의 세계 여행기에 대한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아서."
"책 한 권으로는 세계여행에 대한 못다 한 이야기가 많아서."
"마침표가 아닌 여행기의 콤마를 찍기 위해서."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코로나 이전, 해외여행은 하나의 유행이었고,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현재의 삶이 더 값지다."라고
외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가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유행이 되었고 평범했던 일상들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1년이 흐르고 2년이 흘러 현재에도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로 인해 힘든 상황이 있더라도, '여행'이라는 한 가지의 일탈만을 바라보고 나아가던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로 기하급수적으로 변했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세계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내게 늘 궁금해했고, 세계여행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현재에는 '나'라는 한 사람이 한 때 세계를 유랑했던 '세계 여행자'였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다양하고 복잡한 생각들을 스스로 거치며,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고 있던 도중에, 며칠 전에 볼일이 생겨서 모교인 '울산대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전처럼 평범하게 수업을 들으러 가는 날이 아니었다.
학과 교수님과 대학원생들과 자연스럽게 회식 겸 점심 약속이었다.
그날의 시간들은 내게는 아직도 참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이미 모교인 울산대학교에서는 '권현준'하면 '세계 여행자'로 익히 소문이 나있었는데, 교수님께서는 점심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나에게 여행에 대한 질문들은 수도 없이 던졌고 나의 생각들을 물으셨다.
다양한 분야로 많은 이야기가 서로 오갔지만, 제일 기억에 남았던 질문은 "온전히 여행이란 것에 대한 현준이, 너의 생각은 어떻니?"
함께 세계여행을 한 덕우는 세계여행에 대한 자기 생각을 글로 한 번 적어보라고 제시했을 때, 첫 시작의 제목이 "세계일주, 기대하지 마세요!"라는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갔는데, 과연 나는?
하지만 교수님의 질문은 사실 내게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다.
이미 나는 나의 여행기에 대해 책을 출간하면서 이미 가슴 깊은 곳에 여행이란? 질문에 대한 답이 새겨져 있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다.
여행에 와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턱을 당기고, 어깨를 펴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걷고 있는 삶
-내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것에 따라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고 선택할 줄 아는 삶
-나를 소중하게 대하며 나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히 대하는 삶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도 없으며,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없음을 아는 유연한 삶
-내가 언제 행복한지 연구하고 정확히 알며, 행복을 추구하되 다른 이의 도움으로 가 아닌 스스로 행복한 삶
끝으로 살아있어서 좋다고 생각했고, 죽음에 대해 더 생각해 보고 싶었고, 나만의 철학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값지게 살아가다 보니 행복이란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았고, 항상 슬프거나 나쁘거나 부정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죽음이 있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이라는 누구나 아는 그 이야기를 저는 몸으로, 경험으로 시간과 어마 무시한 돈을 투자해서 느끼고 온 것 같습니다.
그날을 잊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교수님이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듣는 순간의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