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을 좇던 나에게 뒤늦게 찾아온 깨달음
우리는 행복을 종종 멀리 있는 무언가로 착각한다. 다음 목표를 달성하면 그제야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으며 갈망하고 또 갈망한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의 트리거는 사실 열정적인 갈망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행복을 만든다. 행복은 갈망을 충족해 가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감정인 것이다.
진급을 앞두고 있던 시절이었다. 대리에서 과장으로. 직급이 바뀌어야 연봉이 오르는 회사 구조였기에 속으로 간절히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내면에는 ‘이번에 무조건 되어야 한다’는 갈망이 가득 차 있었다. 이번 진급에서 내가 떨어진다는 상상만 해도 잠이 안 왔다. 진급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불안했고, 초조했다.
진급자 발표날, 마침내 진급 명단이 사무실 게시판에 걸렸다. 그 안엔, 내 이름이 있었다. 그 순간, 회사 옥상에 올라 만세를 외치고 싶은 만큼 행복했다. 촬영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진급자 명단을 사진첩에 담았다. 씰룩 씰룩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말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짜릿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 길어야 일주일 정도였다. 어느새 또 다른 갈망이 금세 자리를 차지해 버렸고, 난 행복하지 않았다.
뒤늦게야 알았다. 진짜 행복은 결과를 얻은 그 순간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조금씩 가까워진다고 느끼던 과정에 있었다는 것을.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 오늘은 어제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는 실감. 그게 더 깊은 만족과 자존감을 줬다. 진급자 명단에 내 이름이 올랐을 때 보다, 프로젝트를 끝내며 인정받을 때 더 진한 행복감을 느꼈다.
행복은 성취의 순간보다, 그 성취를 향해 걷는 동안 더 자주 찾아오는 감정이었다. 갈망이 있어서 괴로운 게 아니라, 그 갈망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는 느낌이 나를 살게 했다.
행복과 갈망은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게 갈망은 언제나 작은 희망의 불씨였다. 간절함이 있기에 살아 있음을 느꼈고, 그 간절함이 조금씩 좁혀질 때마다 조용한 행복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