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닐 셔스터먼 『드라이』 리뷰

by 권인

미래의 가상 시점, 예고 없이 갑자기 단수가 되자 사람들이 며칠 만에 괴물로 변해 버리는 모습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려지는데요, 섬뜩하면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물 한 모금을 먹기 위해 친구 딸의 물을 빼앗고, 이웃의 집을 약탈하고, 성매매까지도 불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씁쓸했고,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은 다른 대부분의 이기적이고 본능적인 사람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더 고고해 보였습니다.
작가는 주인공들이 온갖 시련 끝에 살아남는 과정을 통해 역시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 주었고요.


내가 켈턴을 살리고자 안간힘을 썼듯이 켈턴도 나를 생각해서 마지막 기력을 쥐어짠 것이다. 그게 바로 인간 본성의 참모습이었다. 살고자 하는 의지를 잃었을 때조차 서로를 구할 힘은 기어이 우러나오는 것이다.
- 출처: 『드라이』, 닐 셔스터먼, 재러드 셔스터먼 저/이민희 역, 창비, 2019, 421쪽


1주일 만에 단수 사태는 일단락이 되지만 짧은 기간 동안의 피해는 어마어마했고, 일상을 되찾은 듯하지만 단수 사태가 가져온 피해와 상처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남아 예전의 그 평화로운 일상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편은 내내 목이 마르는 느낌이었다 하고, 저는 왠지 아까워서 수도꼭지를 자꾸 잠그게 되고 물도 아껴쓰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펼쳐진 일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이 두렵고, 작품 속에서 물 부족의 징조와 경고를 계속 무시하다 결국 극한의 상황에 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좀더 경각심을 가지고 환경 파괴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읽어 봤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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