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생각
요즘 아이가 온라인 수업 끝난 후 숙제하다 보면 보통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듭니다.
혼자 공부하라고 내버려 두고 먼저 자기 미안해서 저도 아이 잠자리에 들 때까지 같이 거실에 있는데요, 어제는 (오늘 새벽에는) 아이가 평소보다도 더 늦은 2시 20분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초저녁에는 너무 졸려서 뒤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는데, 자정 넘어가니 저도 정신이 말똥말똥해져서 전자책 읽으며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제는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는데요, 한 문제가 잘 안 풀리는지 괴로워하며 한참 동안 씨름을 하더니 드디어 자기 직전에 푼 모양입니다.
말할 기운도 없는지 저를 뒤돌아보며 눈빛으로 핸드폰 잠금 풀어 달라고 하더라고요. 숙제 올리려면 QR코드를 찍어야 하니까요.
(패밀리링크라는 앱을 쓰고 있어서 자정 후에는 핸드폰이 잠깁니다.)
문제가 안 풀려서 그렇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걸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아침에 눈도 제대로 못 뜨는 걸 보니 칭찬으로 기운 좀 북돋워줘야겠다 싶어서 아침 먹으며 아이에게 "우리 OO이가 과제 집착력이 좋아~" 이랬더니, "그게 아니라 수학 선생님이 혼내시니까 그렇죠."라고. ^^
과학 선생님에 비해 수학 선생님이 훨씬 더 외향적이시고, 숙제 안 해오거나 너무 기본적인 질문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무섭다 싶을 정도로 따끔하게 혼내시기 때문에 아이의 말이 바로 공감되었습니다. 수학 숙제 못하면 혼날까 봐 과학 시간에 수학 숙제 해야 하니 과학 숙제 덜 내달라고 간청하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니까요.
반면 물리 선생님은 한 번도 언성 높이는 걸 본 적이 없고,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도 언제나 할 말씀만 강단 있게, 그러나 조곤조곤 하시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신데요, 숙제 안 해와도 크게 혼나지 않으니 갈수록 물리 숙제 미제출자 수는 늘고 있습니다.
두 분 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넘치시지만 선생님의 스타일에 따라 아이들의 숙제 제출률이 차이 나는 걸 보며 조용조용한 사람, 부드럽게 대해 주는 사람의 말도 잘 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