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보단 좁고 깊게’

by 시골교사

독일 교육은 친구를 사귀는 것과 비슷하다. 넓게 보단 좁고 깊게 가르친다. 자연수업을 예로 들어보면? 초등학교 자연시간은 교과서가 따로 없다. 교사 재량으로, 학습 주제를 교사가 정한다. 그렇게 정해진 주제에 대해 학습지가 준비되고, 학생들은 한 달 가량 정해진 주제만 공부하게 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해당하는 주제에 관한 40~50장의 학습지가 아이들의 파일철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어느 날, 큰 아이가 자연시간에 곡물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가지각색의 곡물을 그리는가 싶더니, 씨 뿌림, 성장, 수확 등을 배우고, 그 곡물로 만들 수 있는 음식과 곡물에 포함된 영양소까지 학습지의 빈 공란을 채워가며 꼼꼼하게 배워나갔다. 마지막 시간엔 배운 곡물을 이용한 샐러드를 만들며 ‘곡물’을 주제로 한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교사는 한 달간 나눠준 프린트물의 정리 상태를 점검하여 채점하고, 잘된 것은 학부모 모임 때 공개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가지 내용에 대해 지독하게 배우고 나면 아이들은 모두 곡물 박사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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