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Journeyman
손흥민의 이적설이 또 나왔다.
토트넘은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고, 이제 남은 계약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팬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번엔 떠나야지!”
“우승 커리어를 위해 더 큰 무대로 가라!”
“스페인 리그나 독일 리그로 가서 도전해!”
이 말들은 너무 당연하게 들렸다.
“맞아, 떠나야지. 더 큰 무대에서 뛰어야지.”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나 자신은.. 어땠는가?’
“한 회사에 오래 다니고 싶다.”
“정규직이면 안정적이니까 다행이다.”
“위험 부담을 줄이고 천천히 성장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나는 도전보다 안정, 새 환경보다 익숙함을 택해왔다.
매일 같은 길을 걸어 같은 회사로 출근하고, 출근 지문을 찍고, 같은 메뉴의 점심을 먹고, 같은 책상에서 반복적인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가끔 뭔가가 거슬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곧 좋아질 거야.”
그렇다. 어느새 나는 성실한 무기징역수가 되어 있었다.
손흥민의 이적은 더 큰 무대로의 도약이다. 모두의 열광적인 응원과 관심 속에 새로운 경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나의 이직설은 어떨까.
“이직? 다 고만고만한데 뭘.”
“헛바람 들었구먼.”
“더 좋은 곳 갈 수 있겠어?”
손흥민의 이적이 찬란한 스포트라이트 아래 있다면, 나의 이직은 누군가 들을까 봐 조심스레 속삭여야 하는 은밀한 비밀이었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새로운 팀에서 트로피라는 눈부신 성과를 노리겠지만, 나는 새로운 회사에서 ‘제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부담과 트로피와는 무척 다른 목표에 발걸음이 멈춰진다.
어쩌면 이직은 과감한 도전이 아니라, 익숙함을 포기해야 하는 두려움일지 모른다.
나는 여전히 손흥민의 이적 뉴스를 보며 응원한다.
“그래, 떠나야지! 우승 트로피를 위해 도전해야 해!”
그러면서도 나는 매일 같은 책상 앞에서 익숙한 하루를 반복한다. 도전은커녕 안정이라는 달콤한 덫에 갇혀, 매일 출근 지문과 함께 묵직한 현실을 찍고 있다.
이런 내게 손흥민의 이적설이 묻는다.
“당신의 새로운 필드 도전은 언제가 마지막이었습니까?”
- 작가 코멘트
저는 그 질문에 오늘도 답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