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테이블 전광판'이 있었으면 좋겠어

카페 공화국 사람의 일상

by 권작가

카페 말고 갈 곳이 없다


구직을 갈구하는 취준생처럼 카페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치킨집보다 많은 게 카페라던데 내 자리는 왜 없는 걸까.

힙한 카페를 골라 간 것도 아닌 데 가는 카페마다 모두 만석인 게 퍽 억울하다. (심지어 집 앞 스벅마저 만석)

이쯤 되니 구정 연휴 동안 서울을 빠져나간 인파에 관한 뉴스 신뢰도를 의심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카페 말고 갈 곳이 이리도 없나' 한숨 쉬며 발걸음을 돌리는데, 카페 앞에서 전화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귀에 와서 붙는다.


"어, 잠깐 카페 왔어. 카페 말고 어딜 가겠냐."


작업실이 필요해


언젠가 작업실을 얻으려고 알아본 적이 있다. 작업할 것도 크게 없는데 그토록 '작업실'이라는 공간에 목을 매었던 날들. 얻고자 한 이유는 사람에 치이지 않고 편히 커피를 마시고 싶은 공간, 그 공간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365일 24시간 열려 있고 내 취향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 대한 욕심.

과거의 나를 타박하며 이번에야말로 작업실은 꼭 구해야겠다 다짐하던 찰나 친구가 속삭인다.


"저기 쟤네 일어난다."



버스 빈자리 표시 전광판

'빈자리'처럼 '남은 테이블'도 표시해 주세요


한 시간 하고도 삼십 분의 시간을 들여 무척이나 작고 아담한 테이블 하나를 얻어냈다.

지친 몸(?)을 의자에 앉히던 찰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은 테이블 표시 전광판이 있으면 좋겠어.'


자리를 찾아 헤매는 카페 노매드를 위한 작은 배려 '남은 테이블' 표시 전광판.

'남은 좌석'을 알려주는 버스 전광판처럼 카페도 같은 안내를 해주면 어떨까. 혼잡한 내부를 방황하지 않고 바로 다음 카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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