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보다 무서운 출근령

설령 그것이 되었을지언정

by 권작가
비상계엄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이 선포 됐다


24년 12월 3일,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종북 세력 척결과 대한민국 수호의 명분으로 선포된 계엄령. 무려 44년 만의 계엄령에 다들 무엇을 생각하셨을까.

당시 난 어리둥절하면서도 소박한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일 출근하는 건가?'




어떤 상황이든 출근해야 하는 한국 직장인

계엄령 보다 출근령이 무섭다


공수부대가 투입되고, 다수의 정치인과 국민들이 국회의사당으로 달려갈 때 내가 한 고민은 고작(?) 그런 것이었다. 어떻게 그런 하찮은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반대로 묻고 싶다.

"출근령보다 우선인 건 무엇인가."

우리는 늘 출근을 위해 살아왔다. 억수 같은 비가 와도,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지하철/버스가 우릴 거부해도 우리는 출근했다. 과정은 결과의 변명이 되지 못한단 걸 배웠기에, 어떻게든 제시간에 출근해 온 것이다.



우린 늘 어디론가 향한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익숙한 노래 가사처럼 나로 살지 않으면서 나로 살고 있다 믿었는지 모른다.

"이 대리님.", "홍 차장님.", "김 부장님."

너무 오래 불려 내 이름인 것 같던 시간들.

직급이란 이름으로 통일되어 사회의 톱니바퀴로 살았지만 그 모습이 익숙해진 시간들.

회사는 우리의 생존을 책임지는 소중한 곳이지만, 우리의 삶까지 책임지진 않는다는 것.

이번 계엄령은 어쩌면 내 다른 곳을 자극했을지 모른다.



내 삶의 계엄 해제

족쇄의 틈


계엄령 속에서도 고민했던 출근. 출근이라는 행위가 내게 얼마나 깊게 각인되었는지, 그것이 얼마나 큰 족쇄였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물론 내일도 출근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출근길은 달라질 것이다. 삶의 비상계엄을 해제할 권리는 오직 내게 있기에. 계엄령보다 강력한 출근령을 깨부술 그날의 나, 그리고 우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 작가 코멘트


아.. 물론 오늘도 출근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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