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동차 디자인은 과거의 우아하고 균형 잡힌 모습과 달리 점점 더 기괴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벤츠 신형 CLA는 그릴에만 143개의 삼각별을 넣어 엠블럼 덕지덕지 붙인 명품 가방처럼 변했고, BMW는 4시리즈의 뉴트리아 디자인에 이어 노이어 클라세에서 그릴과 라이트를 합쳐 더욱 충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국산차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 싼타페는 과도하게 많이 사용된 H 문양 때문에 '한솥 에디션'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덤벨 같은 범퍼 디자인, 뼈다귀인지 알 수 없는 후면 라이트, 비어 있는 트렁크 디자인 등 외관이 상품성을 크게 훼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싼타페의 실내 공간감은 동급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 퇴보의 원인은 다양하다. 첫째, 코로나 시기에 공간감을 중시한 박스형 차량 개발 후 트렌드가 갑작스레 변한 점이다. 둘째, 자동차 외관 디자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차량의 형태가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 아우디차와 현대차, 포드 머스탱과 혼다 어코드가 유사한 디자인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공기역학적 성능을 높이기 위한 유선형 디자인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들이 더욱 비슷해졌다. 이에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차별화를 위해 엠블럼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파격적인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BMW 5시리즈처럼 배터리 공간 확보를 위해 불필요하게 전고가 높아지는 등 어정쩡한 디자인이 많이 출현했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가 디자인의 퇴보를 겪는 것은 아니다. 아우디의 신형 A5와 A6는 날카로우면서도 웅장한 전면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구현했고,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로터스도 여전히 아름다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풀체인지 주기가 약 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러한 디자인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정립되지 않는 한, 어정쩡하고 과장된 디자인은 계속해서 우리 눈을 어지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