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겸손이 사라진 세상에서의 겸손에 대하여

겸손은 용기와 지능의 척도

by 권사부

오늘날 우리는 겸손이 사라져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뉴미디어의 발달로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성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지만, 그 과정에서 과시와 자기 자랑이 만연하게 되었다. 개인의 성과와 능력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겸손은 오히려 약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시대일수록 겸손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겸손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과시와 자랑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겸손은 우리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겸손은 단순히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서 우리는 자신을 꾸미고 과시하려는 유혹에 쉽게 빠질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과장된 자아는 결국 우리를 고립시키고, 진정한 자신과의 연결을 끊어놓을 위험이 있다. 겸손은 이러한 위험을 경계하게 하고, 진정한 나 자신을 이해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진정성을 유지하게 해준다. 겸손은 우리가 디지털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 잡힌 자아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덕목이다.

나는 현재 철학과에서 디지털 자아와 현실 자아의 관계와 통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뉴미디어 업계에서 쌓은 경험은 나에게 이 연구를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이 연구의 핵심은 디지털 세계에서 구축된 자아와 현실에서의 자아를 어떻게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겸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겸손이 없다면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 매몰되어 현실의 나를 잃어버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반면, 겸손한 태도는 우리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장된 자아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결국 겸손은 우리가 진정한 자신과 연결되고,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겸손을 버리라고 강요한다. 더 높이, 더 크게 자신을 드러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흐름에 반대한다. 겸손은 약점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으로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겸손을 잃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본질을 잃고 만다. 그래서 나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잃어버린 겸손을 되찾는 일이라고 믿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기애성 성격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