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설득이 기본이다.
직장에서 수없이 많은 보고서도 결국 주장을 하는 것이고, 내 주장의 근거는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보고만 할 까?
미팅을 하면서도 언제든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업은 어떨까?
사업은 설득력이야말로 생존 그 자체다.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고,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을 설득해야 하며, 제휴 파트너가 있다면 그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득,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첫째, 짧고 간결해야 한다.
스타트업 씬에서는 엘리베이터 피치라는 말이 있다.
엄청난 거물과 지금 막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다. 주어진 시간은 20~30초. 이 시간안에 이 거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30초안에 훅 들어와서 상대가 관심을 보이려면?
군더더기는 전부 생략해야 한다.
‘이 서비스는 무엇인데, 지금 시장의 어떤 결함이 있는 부분을 공략했고, 현재까지 이렇게 테스트를 해보니 고객 반응률이 이정도 나왔으며, 이 시장은 현재 규모가 이정도 이기 때문에 본 서비스 출시시점에 어느 정도 매출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
예시로 한 번 적어봤다.
내가 만약 지금 10억, 100억 가용 투자자산이 있는데 젊은 창업자가 나에게 이 정도로 30초안에 요약해서 피칭한다면 난 최소한 5분동안 그의 사업을 들어볼 요량이 있을 것이다.
듣는 사람은 언제나 귀찮아 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관심은 겨우 30초이내이다.
심지어 유튜브는 3초안에 보는 사람의 관심을 못 가지고 오면 넘어간다고 하지 않던가.
설득을 하는 당신은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이 30초안에 두괄식으로 하고자 하는 주장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시작해야 한다.
보고서를 쓸 때도 결론 먼저 선언하고, 사업가라면 상세페이지를 만들 때도 저 끝에 결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핵심 포인트, 근거는 맨 위에 있어야 한다.
AI시대가 되면서 AI가 화려하게 작성하는 수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나에게 본인의 사업을 컨설팅 의뢰하러 오신 분이 사업계획서를 ChatGPT를 돌려서 써 오신 것이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사업이나 보험 등 내가 오래 경험한 분야에서는 ChatGPT가 쓴 문장을 바로 보면 느껴진다.
결국 이것도 본질을 모르고 기계가 글을 쓰기 때문이다.
ChatGPT에게 글 쓰는 초안을 맡긴다면 그 글을 다시 옮겨 적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본인의 손끝으로 문장을 써야 그것이 내 것이 되고, 내 고민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사람, 30초 이내로 사업의 본질과 정수를 요약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
둘째, 유려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적거나 말을 할 때 문장 구성이나 흐름이 부드럽게, 막힘 없이, 품위 있게 이어진 다는 것이다.
사업제안 발표를 하는 것이나 래퍼들의 랩핑이나 다를 바가 없다.
우리가 쇼미더머니 또는 다른 래퍼를 봤을 때, 와 잘한다, 라고 느끼는 그 포인트가 있지 않은가?
내 사업을 설명하는 순간은 당신도 래퍼인것다.
듣고 있는데, 턱, 턱, 끊어지면 듣는 사람은 그리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래퍼들이 고민을 해서 작사를 하고, 라임을 맞추듯이, 사업제안을 하는 사람은, 또는 발표를 하는 사람은 그 만큼 숙고해야 한다.
내가 내 사업 또는 발표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이 수백 번, 수천 번 머리 속으로 그려졌다면 발표를 할 때 막힐 수가 없다.
남이 짜 준, 어디서 베껴온 내용을 발표하라고 하면 말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 발표하는 내용이 나와 완전히 일체가 될 만큼 준비가 되었다면 그것을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왜 이 사업을 했는가?
어디에서 문제를 발견했는가?
지금 고객은 어디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가?
우리는 현재 어느 수준의 문제 해결력이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우리의 해결력으로 해결하겠다.
이것이 창출하는 기대이익은 다음과 같다.
사업을 하는 사람 머리속에 있어야 할 너무나 기본중의 기본이다.
위의 구조에 모든 직장상황의 발표도 거의 들어맞을 수 있다.
잘 정돈된 지식, 이를 거짓없이 연구한 대로 풀어쓰게 되면 그게 나의 발표대본이고 래퍼의 랩핑이 되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면 막힌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유려하게 발표하고 싶은데 꼭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상업적 가요는 평균 3~4분이라고 해서 거기에 맞게 가사를 쓴다고 해도, 발표까지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롭게 시간을 정할 수 있다면 무조건 짧고 간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짧고 간결해야 유려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억지로 문장, 표현을 만들지 말고.
셋째, 프레젠테이션 장표는 없다고 생각해라.
누군가를 설득하는 데 자꾸 표를 보고, 화면을 보고 설명한다면 신뢰가 갈까?
엘리베이터 피치를 하는 30초의 순간에 지금 A4용지 한 장 꺼내 놓고 설명할 것인가?
설득을 하기 위해서 발표자를 만나는 그 순간은 나와 청자 둘 밖에 없다.
나와 청자 사이에 어떤 매개도 사실은 도움이 안된다.
상대는 장표를 보고 설득 당하지 않고, 당신의 얼굴, 당신의 말, 당신의 목소리에 설득 당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장표를 만들 때 이미 당신은 머리속에 다 담아 놓았을 것 아닌가?
나는 B2B제휴를 할 때 제휴처를 가면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띄어 놓지만 고객사 분들께 이렇게 말씀 드린다.
“지금부터 약 10분간 제가 먼저 쭉 설 명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질의 응답하시면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필요한 내용은 미팅이 끝난 이후에 자료를 보시면 훨씬 이해가 잘 되실겁니다.”
나는 B2B제휴처와 미팅을 할 때 자료를 꺼내놓고 설명한 적이 거의 없다.
그리고 상대방은 이것을 원할까?
당연히 원한다.
그들이 아무리 정성을 가지고 내 사업제안서를 읽었어도 어렴풋이 이해한다.
나는 내 사업제안서를 아예 한 번도 읽지 않았고, 나와 우리회사를 어디서 이름 정도 들어본 정도라고 간주하고 말하기 시작한다.
내 사업에 대한 전후좌우 맥락과 이에 수반되는 데이터를 숫자로 오로지 말로만 해결한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2024년 수입보험료 현황이 약 240조입니다. 전 국민 5,200만명이 국가에 내는 보험 말고, 40개 보험회사에 낸 돈이 이만큼 이라는 것입니다. 1인당 약 500만원 정도 되죠?
제가 4인 가정입니다. 저희 집이야말로 1년에 보험료로 2천만원 씁니다. 얼마나 많이 보험료를 전 국민이 쓰고 있을까요?”
이와 같은 식이다.
이런 문장을 꼭 넣어줘야 이해가 빠르다.
내 사업의 맥락에 대한 설명과 함께 수반되는 데이터를 말로써 함께 하면 듣는 청자는 집중을 쉽게 하고, 중간 중간 끊어질 수 있는 집중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6년 넘는 사업기간동안 스타트업들이 경쟁 프레젠테이션 하는 무대에 딱 한 번 섰었던 적이 있다.
대체로 나는 스타트업들 모이는 행사를 좀 피해 다니는 경향이 있었다. 바빠 죽겠는데 무슨 네트워킹이냐라고 생각한 것도 있고, 지금 나는 저런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경쟁PT 자리도 거의 참석 안하다가 우리금융그룹에서 우연찮게 참석할 필요가 있다고 알려줘서 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20팀중에서 1등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날 발표를 위해서 앞에서 말한 내용을 그대로 전부 적용했다.
일단 매우 간결하게 화면 장표를 만들었다.
한 페이지당 글자를 두 줄 이상 안 넣었다.
핵심적으로 간결하게 아주 큰 포인트로 글자수를 최소화해서 화면에 적고, 지루하지 않게 설명했다.
내 기억에는 약 7분 발표, 7분 질의응답이었던 것 같다.
장표를 아무리 잘 정리해도 발표는 유려하게 할 수 있어야 했다.
내 기억에 새벽에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30번 정도 연습한 기억이 난다.
7분의 완벽한 무대를 위해서, 몇 년간 사업을 해 온 아이템이어도, 머리속에 다 있어도 이 순간은 최선을 다해서 발표준비를 했고 물 흐르듯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장표를 띄우긴 해야 했지만 나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길 바랬다. 조금씩 이동하면서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내 얼굴, 내 목소리에 집중하도록 했다. 화면 보지 않아도 됩니다. 제 이야기만 들으시면 머리에 선명하게 그려 지실 것입니다.
이렇게 발표를 했다.
자신이 이 정도로 준비하고 발표하면 다른 팀들 총 20개가 발표하는 것을 들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스스로 파악이 될 것이다.
설득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계속 당면한 주제이다.
간결하게, 유려하게, 눈에 보이도록 선하게 말로,
이 세 가지 포인트를 잘 기억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