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창업 6년차를 넘긴 스타트업 대표이사로써 단 한번 숨 막힌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
영화 타짜에서 고니가 말한 그대로였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든다.’
2020년 막 창업한지 1년을 지난 시점이었다.
지금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으로 인정받는 기업을 만드신 스타트업 대표께서 5년 전에 나를 인터뷰 하실 일이 있었다.
내가 사업적으로, 보험적으로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지 신생 제휴업체의 수준을 테스트 하는 것이었다.
질문 내용은 ‘보험업에 대한 나의 철학과 플랫폼의 보험사업 적용’과 관련한 주제였다.
보험회사에서 보험상품 개발만 10년 넘게 했고, 보험업 관련 경력이 거의 20년이 되었던 당시의 나였지만 이 질문은 정말로 숨이 턱 막혔다.
단순하게 사업 제휴관련 인터뷰를 온 줄 알았는데, 이런 생각지도 못한 인터뷰라니…
질문을 받은 순간 내가 삼성화재를 7년 넘게 다니면서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나? 생각했다.
아니 내가 평생 보험업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나의 보험업에 대한 철학? 이라니.
그리고 보험업의 철학과 플랫폼의 적용에 대한 연결지점? 이라니.
인터뷰를 하는 대표님은 보험업은 전혀 경험도 안 하신 분이었다.
그럼에도 이런 깊이 있는 질문을 상대방에게 할 수 있고, 그와 관련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가슴에 비수 같은 저 질문을 받은 지 어느 덧 5년이 지났고, 이제 나름 고민을 많이 한 다른 유형의 스타트업 대표가 되고 보니 이제 나도 이해가 된다.
지금은 종종 나와 제휴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면 넌지시 직접 물어보던가 아니면 실제로 묻지는 않더라도 이런 생각을 한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의 사업은 무엇입니까?’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이지요?’
‘당신은 지금 뜻하는 대로 이루어 가고 있나요?’
최근에도 한 제휴사 대표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반응은 매우 좋았다.
대부분 이렇게 말씀 하신다.
“아! 그런 생각 안하고 살았는데요.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습니다.”
우리가 현실에 치여서 살다 보니, 쳇바퀴처럼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 보니 종종 본질을 놓치고 있다.
“업의 본질”, 삼성에 다닐 때 이건희 회장님이 숱하게 반복하신 말씀이지만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
창업 1년이 안된 시점에 나는 사업의 돌파구로 떠오르는 플랫폼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험사업 B2B제안을 했다.
플랫폼 기업들 중 이미 고객을 50만명, 100만명 모은 막 뜨겁게 떠오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
단, 이미 500만명 이상 거대한 플랫폼이 된 기업들은 아니었다.
고객이 모여 있는 모든 곳이라면 인간사 보험이 필요하고, 당신들이 모은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있는 보험을 제안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암보험 같은 건강보험 뿐만 아니라, 플랫폼 성격에 맞춰서 다양한 보험 제안을 많이 하고 런칭도 많이 했다.
배상책임보험, 폐업보장보험, 임차인의 변호사선임보장보험, 여행자보험 등 각 플랫폼의 성격에 맞춰서 다양한 보험들을 만들고 제안했고, 한 편으로 쉽게 가입하고 유지하도록 했다.
플랫폼들은 고객은 많이 모았지만 항상 매출에 대한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모은 고객으로부터 매출을 만들까?
그러면서도 플랫폼들이 놓치지 않는 것이 내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각 플랫폼의 업에 맞는, 그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고객을 보호할 수 있고, 게다가 건전하게 매출까지 만들 수 있으면 플랫폼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나는 창업 이후 6년간 수백개의 다양한 플랫폼들을 만나왔고, 항상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제안했다.
‘당신의 플랫폼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가치 있는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제안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심지어 매출도 발생합니다. (보험을 팔았으니까)
그런데, 노골적으로 보험을 판 것도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당신의 서비스와 결합되어서 노출이 되니까요. ’
지난 나의 6년 경험은 어떻게 보면 바로 처음 그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것이다.
‘보험업에 대한 나의 철학과 플랫폼에 대한 적용점’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면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내 제품과 서비스에 확실하게 자신이 있어야 한다.
혼을 불어넣을 수 있으면? 당연히 더 좋다.
혼을 불어넣을 수 있을 만큼 몰입하고 있는데 그 제품과 서비스가 잘 안될 수가 없다.
그리고 고객은 물건파는 사람의 그 태도를 본다.
파는 사람이 흐리멍텅한데 그것을 구매하려고 하는 고객은 없다.
나는 이것 이야말로 나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 스스로에게 의문을 했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것이지?’
‘내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철학은 무엇일까?’
꼭 사업을 하는 사람만이 위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회사에서 문서 하나를 작성해도, 발표를 위해서 멘트를 준비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꼭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