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대학교 동기 친구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배가 아플 때까지 웃었다. 웃음의 해방감이 이런 거구나.
몇 시간을 웃고 떠들었는지.
97년 3월에 만난 친구들이니까 28년이 지난 사이들이다.
요 근래 다들 바쁘기도 했고, 나도 특히 바빠서 3~4년 만에 만났던 것 같은데 특히 더 좋았다.
낮에는 요즘 사업을 같이 하는 제휴처 대표님과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권대표님은 참 주위를 잘 맞춰주세요”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요 제가 잘 맞춰주죠, 제가 워낙 무색무취하기 때문에 쉽게 맞출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는 워낙 풍파도 많이 겪고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쉽게 좋아하고 쉽게 실망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좋은 일에도 별 감흥 없이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다.
낮에 몇 시간 동안 제휴처 대표들과 씨름하고 사업 준비하다가 저녁에 만난 친구들은 시작부터 바로 무장해제다.
“뚱다리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대학교 농구동아리 동기들인데 내가 대학교때 하체가 튼실하다고 별명이 뚱다리였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이런저런 웃고 떠드는 순간 참 마음이 편안해졌다.
우리가 서로 돈을 바라냐, 무슨 다른 목적을 바라냐,그냥 이렇게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고 편안한 사람들이 있구나.
세상의 짐 다 짊어진 것처럼 혼자 동굴속에 파고 앉아서 깊은 사색만 해도 안되겠구나 싶었다.
사람이 그저 지금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말만해도 용기가 되고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 몇 년 만에 네 얼굴 보니, 그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말 안 해도 알겠다”
시간이 지나도 몇 십년 친구들은 이심전심 마음이 통하는가 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도 연관성이 떠오른다.
고객과 ‘오랜 편안한 존재’로 남을 수 없는 것일까?
내 고객이 지금 나의 친구들처럼 부담없이 한 번 툭 연락하고, 한참 연락이 없어도 서로 원망없이 언제든 다음 만남을 기대하고.
일단 내 브랜딩이 쌓여야겠지.
시간이 답이긴 하다.
꾸준함이 쌓여야 거기서 무엇이던가 파생이 되니까.
요즘 이렇게 매일 같이 글을 쓰고 조금씩 알려지는 것.
꾸준히 써 놓은 글이 언젠가 책의 형태로 나가서 더 많은 고객에게 알려지고 내 이야기, 내 주장이 회자되는 것.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그때 그랬나? 싶은 순간들이 있다.
친구가 거울이 되어 준다.
내가 미처 못 보던 나의 모습을 알려주는 소중한 친구들.
40대 중반을 넘어서니 초,중,고,대학교를 거치면서 참 많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인간관계도 정리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조금씩 체를 통과하고, 또 통과하고 그래서 지금의 소수의 친구들만 남은 것 같다.
사실 이제 더 늘리고 싶지도 않다.
고등학교 친구 몇 명, 대학교 친구 몇 명 이 정도면 충분하다.
옆의 소중한 사람, 소중한 친구들.
모두 고맙다.